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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스위치풋 Switchfoot [Vice Versus] (2011)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2. 20.




Switchfoot
[Vice Versus]

produced by
Neal Avron. Mike Elizondo, Switchfoot
(2011/Atlantic/EMI)




스위치풋의 새 앨범 [Vice Verses]는 여러모로 지난 앨범인 [Hello Hurricane]과 묶어서 이야기 해볼만한 앨범입니다. 2년전 앨범이지만, 이미 프로덕션의 상당한 부분을 공유한 앨범이기도 했고, 그와 더불어 음악의 색깔도 상당히 비슷한 앨범이기도 하거든요. 약간 불안한 감도 생깁니다. 말끔하게 만들어진 앨범이기는 했지만 [Hello Hurricane]이 예전 앨범들만큼 호재를 누린 앨범은 아니었거든요. 사실 그 느낌은 이전 앨범인 [Oh! Gravity]붙어 있긴 했었죠. 물론 잘 만들어진 앨범들입니다. 하지만 이 두 장의 앨범들이 나오는 동안 기억할 만한 곡들이 "Stars"나 "Mess of Me" 정도가 전부라니요. "This is Home"같은 곡도 있지만 그건 정규 앨범도 아닌 나니아 연대기 OST의 수록곡이었죠. 적어도 [Nothing is Sound]가 나올 때였던 2005년만 해도 스위치풋은 그런 팀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그런지한 요소라던지 빈티지 사운드 모두 자신들의 색깔을 많이 담아냈지만, 그만큼 대중적인 접점도 많았던 앨범입니다.


[Vice Verses]는 어떨까요? 흐름만으로는 정말 [Hello Hurricane]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스위치풋의 음악은 정갈함 보다는 자유분방한 느낌에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Hello Hurricane]이 보여줬던 느낌이었죠. 이미 앨범의 많은 곡들이 [Hello Hurricane] 제작당시에 만들어 졌고, 그 중에 몇 곡은 실제로 이 앨범에 실릴 뻔하기도 했으니 이런 느낌은 어느정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총괄적인 느낌으로 [Vice Verses]는 [Hello Hurricane]에 비해 좀 더 무게중심이 잡힌 앨범입니다. 다행스럽게도요.


일단 리듬파트에 해당하는 악기들의 둔중함이 좀 더 전반적인 곡들에 무게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전작의 타이틀이었던 "Mess of Me"처럼 빠른 템포의 곡들보다는 느릿하면서도 그 안에서 멜로디를 최대한 살리는 곡들이 많죠. 역시 대표적인 곡은 오프닝 트랙인 "Afterlife"입니다. 존 포어맨의 보컬이 규정된 멜로디를 흩어가는 동안 다른 세션들은 약간의 변주를 통해서 곡에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죠. 뻔한듯 하지만 총괄적인 느낌은 친근함으로 다가오고, 스위치풋 특유의 그런지함도 잃지 않는 적절한 조합입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곡들이 이런 뉘앙스를 잘 담고 있는 편입니다.


생각보다 단순한 반복의 후렴이 지속되는 곡들 가운데서 세션의 변주는 더욱 중요하게 제 몫을 하기도 합니다. "The War Inside" 같은 곡에서는 어디까지가 반복되는 라임인지 알 수 없는 후렴의 이어짐 가운데서도 뒤로 깔리는 키사운드가 오히려 적절하게 곡의 장중함을 주기도 하고요. 비교적 빠른 곡인 "Dark Horses"에서도 비슷한 느낌이기도 하고요.


또 "Seeling the News"같은 곡은 복고적인 사운드와 실험적인 부분을 동시에 담고 있기도 합니다. 언제 존 포어맨이 이런 스타일의 노래를 불렀나 싶을 정도로 나레이션에 준한 노래를 부르는 동안 세션들은 비교적 다른 곡들에 비해 심플한 연주들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선호도의 편차는 있을 지언정 신선한 시도임은 부인할 수 없죠.


[Vice Verses] 가사의 골자는 내면적인 부분,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풍자입니다. 해를 거듭 할수록 크로스오버의 물살을 더 거세게 타고 있는 팀이기 때문에 우회적인 이야기들이 주된 내용일거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는 신앙적인 관점에서의 접점도 다분히 담고 있습니다. 삶에 대한 충실함을 다룬 "Afterlife"도 일종의 풍자를 담은 내용이지만, 결국 그 배경에 영생과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전제가 있는 가사이고요. 비슷한 전제를 담은 "Rise about It"같은 가사도 있죠.


하지만 재밌는 가사들은 또 다른 부분들입니다. '전쟁과 같은 매일의 삶'에 대한 직접적인 메타포인 "The War Inside", 노골적이기까지 한 "Selling the New" ('의심스러움이 이젠 새로운 종교가 되었다네') 같은 가사들이 그런 가사죠. "Restless"같은 곡을 제외하면, 예전의 발라드 넘버들처럼 로맨틱하고 가슴아린 곡들은 찾기 힘든 앨범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통렬한 가사들이 스위치풋에게 생소한 영역도 아니죠. 지니고 있던 다양한 테마들 가운데서 톡 쏘는 느낌들이 이 앨범에서 더욱 샘솟은 셈입니다.


전반적으로 포어맨의 가사가 계속 반복되는 느낌이 많습니다. "Afterlife", "The War Inside", "Restless", "Selling the News", "Vice Verses"같은 곡들의 후렴이 이런 느낌이 많은데, 후크송 느낌의 깔끔함도 아닌, 뭔가 횡설수설하는 듯하면서도, 혼잣말로 되뇌이는 듯한 반복이 역설적으로 가사에 힘을 실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면서도 음악의 느낌들은 비교적 잘 살아 있습니다.


[Vice Verses]를 스위치풋의 '한창때' 음반처럼 말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달렸으니까요. 하지만 대중적인 힛트 싱글로는 "Afterlife", "The War Inside", "Dark Horses"처럼 이미 예로 들만한 싱글들이 이미 떠오르고 있는 앨범입니다. 그것만 해도 최근에 나온 두 장의 앨범들보다는 장족의 발전이죠. 그들이 음악안에 담는 이야기들에 대한 기대치를 기준으로 본다면... 글쎄요, 적어도 스위치풋은 그 점에 있어서는 실망시키지 않았던 밴드입니다. 그렇다면 이 정도만 해도 무척 만족스런 앨범이라는 뜻이 되겠죠. 이후의 충격파가 어디까지 갈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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