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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크리스틴 뮬러 Kristene Mueller [Those Who Dream] (2008)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4. 1.




Kristene Mueller
[Those Who Dream]

produced by Banning Liebscher

(2008/Jesus Culture Music)





예배 음악의 범람은 오히려 메시지나 음악 모든 면에서 근원적인 부분을 다시 찾는거 같습니다. 마치 만월이 된 달이 다시 반달이 되는 것처럼요. 브랜드화 된 힐송이나 패션보다는 좀 더 미니멀하면서도 뚜렷한 선이 보이는 그런 중소규모의 워십 커뮤니티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데요. 이전의 예배 사역들이 집회를 통로로 삼았다면, 이들은 유튜브를 대변하는 미디어로 그 통로를 찾고 있습니다. 하기야 유튜브를 위시한 UCC는 이제 모든 채널이 되었죠.


지져스 컬쳐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이 사역팀의 근거지는 캘리포니아 북부의 작은 마을 레딩에 있는 베델교회입니다. 도시 면적은 크지만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고 조용한 도시죠. 그러나 베델교회는 담임 목사인 빌 존슨의 사역(한때 기적의 체험으로 많은 이야기가 있었던 바로 그 분입니다)을 통해 유명해진 - 어쩌면 도시에 비해 더 잘 알려진 곳입니다. 지져스 컬쳐는 베델 교회의 청소년 사역 파트로 청년 목사인 배닝 리스비셔 부부를 통해 활성화 되었습니다. 사모인 베니 존슨의 후원을 통해 베델 교회와는 거의 별개로 대 도시를 돌며 컨퍼런스를 갖고 있는 중이죠. 딱 그 그림이 힐송 교회의 초기 모습이죠.  현재 지져스 컬쳐는 그야말로 가열차게 음반과 서적들을 내고 있습니다. 크리스틴 뮬러의 [Those Who Dream]도 바로 이 레이블의 음반입니다.


예배 음악의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지만 사실 [Those Who Dream]은 그와는 약간 다른 궤의 음반입니다. 크리스틴 뮬러 자신이 지져스 컬쳐의 소속이긴 하지만, 이 앨범은 예배 음반의 일환보다는 소속된 사역자들의 아티스트적인 재능을 더 드러내주는 앨범이거든요. 아직 크리스틴 뮬러가 참여한 워십 음반을 들어보지는 못해서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지만, 음악적이든 가사의 면면이든 이 앨범은 예배 음반보다는 또 하나의 포크나 어덜트 컨템퍼러리 계열의 음반에 더 가깝습니다.


패션의 크리스티 녹클스가 솔로 앨범을 냈던 상황을 연상케 하는데, 그래도 녹클스의 음반이 패션의 정규 음반과 어느정도 접점을 갖고 있었던 것에 비해 뮬러의 음반은 프로덕션만 지져스 컬쳐 뮤직에 속해있다 뿐이지 음악적으로는 예배 음반과 훨씬 떨어져 있습니다.


[Those Who Dream]은 수록된 곡의 어조가 거의 변함없는 앨범입니다. 미니멀한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연주가 배경으로 담기고, 중요한 뼈대는 뮬러의 보컬에 의지하고 있죠. 결국 예배 음악 스타일에서 떨어진 지점에서 칼라 보노프나 크랜베리즈, 시니드 오코너 같은 선배들을 만나고 있는 셈이죠. 크리스천 음악에서 예를 들자면 너무나 당연한 이름이 떠오릅니다. 새러 그롭스요. 보컬톤의 차이는 있지만 아마 그롭스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뮬러의 음반 역시 환영할 만한 앨범입니다.


그러나 이런 음반일수록 안드러날 듯 하면서도 드러나는 절정들이 음악 듣는 맛을 전해주죠. 고맙게도 이 앨범에선 그런 절정들이 종종 드러납니다. 특히 전반부에서는 "St. Francis"같은 곡이 그 터를 마련했습니다. 중반부의 "All My Devotion"과 함께 오케스트레이션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한 이 곡은 "All My Devotion"의 장중함과는 대비되는 차분함을 배경으로 깔며 뮬러의 음악 스타일을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예배 커뮤니티의 '계열'에서 나온 솔로 앨범이라서 그런지 가사의 면에서도 오히려 예배 음반과 더 멀어지는 느낌이 드는 앨범이기도 합니다. 현대적이고, 또 개인적이죠. 후반부에 "Praise the Lord" 같은 곡이나 찬송가인 "Amazing Grace"는 곡의 완성도와는 관계없이 통상관례적인 삽입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다짐을 노래하는 곡인 "Homeward Bound"가 마지막 트랙으로 자리잡으면서 마치 서명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고요.


[Those Who Dream]이 담고 있는 음악적 공로가 크리스틴 뮬러 본인의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음악이 만들어져가는 방향성이 예배 커뮤니티가 지향하고 있는 다양성의 한 맥락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만합니다. 이제 지져스 컬쳐 내에 소속된 싱어들의 개인 음반이 더 많이 나올수록 이런 다양성이 만개하겠죠. 크리스틴 뮬러의 [Those Who Dream]은 그 좋은 시금석이 될 음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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