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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남미워십 LAMP 3 [언약의 하나님] (200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2. 18.

남미워십 LAMP 3
[언약의 하나님]

produced by 이대명

(2009/LAMP Ministry)





남미워십 1, 2집에 대해서 자주 나오는 수식어 중 하나는  '남미 특유의 정취를 담았다'는 이야기인데, 솔직히 전 그걸 그다지 크게 체감하지 못하겠습니다. 물론 저 역시 제일 많이 들었던 곡이 "전능하신 나의 주 하나님"이나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입니다. 그리고 그 곡들은 그야말로 잘 만들어진 국내 찬양 같았어요. 그런 맥락으로 따지면 남미워십은 '남미 특유의 정취'를 담았다기 보다는 그 정취를 '한국적인 맥락으로 잘 옮겨 담았다'고 할 수 있겠죠. 하기야 이런 평가도 많은 앨범들이긴 했습니다.

결국 교회입니다. 남미 워십에서 번안의 대상이 된 곡들은 음악적인 기교나 특유의 정서를 강하게 반영한 파퓰러한 곡들이 아니라 예배 본위에 더 무게중심을 둔 곡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점에 그 안의 곡들과 한국의 예배자들이 교감을 가질 수 있는 연결지점을 더욱 더 많이 마련했다고 보고요. 


3집인 [언약의 하나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앨범은 영국적인 모던워십이. 혹은 국악에 기반을 둔 한국 전통, 그외에 한 나라가 갖고 있는 음악적인 정서가 강하게 반영되었다기 보다는 말 그대로 그냥 램프가 한국의 교회에 전하고 싶었던 곡들을 섬세하게 고른 셀렉션의 결과물들입니다. 

그래서 실제 나온 음반 역시 강한 인상을 주는 시도나 실험적인 면면은 없습니다. 말 그대로 주어진 곡들에 대한 충실한 구현 정도에 머무르고 있어요. 오히려 더 공을 들였을 부분은 마치 한국어로 처음 쓰여진 것인양 유려하게 번역된 남미어 가사들입니다. 녹음 단계에 들어가기 전까지 번역과 수검의 과정이 엄격했다는 짐작을 할 만하죠. 그리고 그 에너지 덕분에 특별한 기교나 실험의 동원 없이 충실하게 불려진 곡들이 오히려 잔잔한 힘을 얻습니다. 결국 남미워십은 -1집, 2집과 마찬가지로- 개별 노래들에 담긴 힘으로 어필하는 예배 음반입니다.


그리고 그 감상은 정말 자연스레 흘러갑니다. [언약의 하나님]에 수록된 곡들은 '전반적으로' 자연스러운 흐름들을 갖고 있어서 오히려 "주의 옷자락 만지며"의 후렴부에서 (예외적으로) 남미어로 불려진 가사가 유별나게 들려질 정도입니다. 물론 이것 역시 성경속 여인의 고백을 그대로 '인용'했다는 점에서 의도적으로 유별난 시도같은건 아니지만요.


모던 워십의 번안곡 음반들이 한국의 듣는이들에게 기존곡이 갖고 있는 친근감으로 다가온다면, 남미워십의 번안곡들은 그 지역에서의 보편성과 풍성한 곡들을 강점으로 갖고 옵니다. 아마 실제로 음반의 기획에서 출반까지의 단계가 교포들을 통해서 이뤄졌기에 가능한 일이겠죠. 그러나 그 결과는 -적어도 한국에 있는 우리에게는 마치 하나의 잘 만들어진 창작 음반처럼 다가옵니다. 

음반의 분위기가 갖는 진폭은 작습니다. 첫 곡인 "할렐루야 호산나" 나 "주가 승리하셨네"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비슷한 스타일의 곡들로 일관하죠. 그럼에도 곡들이 갖는 인상의 진폭은 큽니다. 개인적으로는 "날 기억하소서"나 "주의 옷자락 만지며" 등이 인상적이지만 제 주변에는 "나는 믿네", "언약의 하나님"이 좋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군요. 

그 호불호가 친숙한 멜로디, 혹은 가사를 통한 도전... 어떤 채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앨범을 접한 이들에게 제각각의 울림이 있다는 것은 분명 앨범이 잘 만들어졌단 뜻이죠.  전 적어도 이번 앨범에서 또 다른 "전능하신 나의 주 하나님은" 이나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같은 곡들이 나올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벌써 세번째 음반인데 이런 기대감이 유지될 수 있다니 정말 기쁜 일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