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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맨디사 Mandisa [Freedom] (200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7. 25.

 Mandisa [Freedom]

produced by
Christopher Stevens
Brown Bannister

(2009/Sparrow/EMI)




저는 맨디사가 출연했던 아메리칸 아이돌 5시즌을 좋아합니다. 시즌을 지나며 풍기는 드라마틱한 분위기가 아주 절정이었던 시즌 같아요. 물론 맨디사라는 아티스트에 대한 호감을 이미 인정하고 재감상 했을때의 느낌이긴 하지만요.

아무튼 시즌을 지나는 동안 맨디사가 불렀던 곡들은 참 다양했습니다. 특히 그녀가 불렀던 곡의 원곡 아티스트 가운데는 페이스 힐이나 샤니아 트웨인같은 백인 여가수들도 있었죠. 많은 사람들이 세미 파이널때 불렀던 샤카 칸의 "I'm Every Woman", 매리 매리의 "Shackles (Praise You)"를 불렀던 무대를 칭찬했지만, 저는 힐이나 트웨인의 노래 리메이크도 좋았던거 같아요. 가스펠적인 보이스를 갖고 있으면서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스타일을 뿜는 맨디사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 같거든요.


맨디사의 첫 앨범 [True Beauty]는 이런 그녀의 개성을 잘 발휘하게 해 준 앨범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것을 잘 소화해낸 맨디사의 공로도 있지만 작곡과 프로듀싱이 함께 노력을 한 결과였죠. 통통 튀는 트랙, 파워풀한 보컬이 강조되는 트랙, 진득한 깊이가 있는 발라드 싱글 모두가 반짝반짝 빛났던 앨범입니다.

두번째 앨범인 (크리스마스 앨범을 포함한다면 세번째) [Freedom] 역시 그 연장선상에 놓여 있습니다. 장르에 관계없이 무난하고 파퓰러한 느낌을 잘 뽑아내는 프로듀서들인 브라운 배니스터와 크리스 스티븐슨이 첫 앨범에 비해 더 커진 비중으로 참여했다는 것 부터가 듬직한 인상을 주죠.

배니스터가 담당한 트랙들인 "He is with You", "Not Guilty", "Broken Hallelujah"는 앨범의 평균치에서 가스펠에 더 가까운 느낌의 곡들이고, 정말 팝적인 느낌의 "My Deliverer", "How Much" 같은 곡들은 크리스 스티븐슨이 맡았습니다. 두 사람은 아무튼 전체적인 흐름을 본다면 프로듀서들은 이미 맨디사가 소화해낼 수 있는 최적의 분위기를 조성해 주었습니다. 스티븐슨이 큰 역할을 했던 토비맥의 [Portable Sounds]를 생각하면 될거에요.


물론 곡을 준 조력자들도 빼놓을 수 없죠. 첫 앨범 최고의 수훈감이라고 할 수 있는 매튜 웨스트는 이번 앨범에서도 알짜배기 곡들을 써주었습니다. 여기에 -요즘 들어 자기 앨범보다는 남의 앨범에 더 신경을 쓰는- 로니 프리먼과 신디 모건도 좋은 곡들로 거들고 있고요. 


그 결과는 역시 [True Beauty] 같습니다. 이 앨범에서 맨디사는 욜란다 애덤스같은 정통 가스펠보다는 메리 메리나 휘트니 휴스턴에 가까운 아티스트임을 증명하고 있죠. 싱글들인 "My Deliverer", "He is With You"는 첫 앨범의 싱글들인 "Only the World", "God Speaking"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죠. 아주 안정적인 이어짐이에요.

하지만 또 다른 흥미로움은 바로 앨범의 배경입니다. 

여자 아티스트의 활동 배경에 있어서 '체중'이 이슈화 된다는 것이 상당히 얄궂긴 하지만, 전작인 [True Beauty]나 이번 앨범 [Freedom] 모두 그녀의 외모 혹은 체중이 배경이 된 테마를 담고 있습니다. 

예, 역시 이 뒷 이야기에도 아메리칸 아이돌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해 드리자면... 세 명의 심사위원중 독설가인 사이먼 코웰이 오디션때 맨디사의 체중을 갖고 "올해는 더 큰 무대가 필요하겠다, 덩치가 프랑스 대륙같다"라는 농담을 한 적이 있었죠. 이는 많은 사람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지만 정작 당사자인 맨디사는 몇 주 뒤 심사에서 "예수께서 나를 용서하셨기에 내가 당신을 용서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며 코웰과 화해를 했습니다. 이후 나온 첫 앨범의 타이틀 'True Beauty'가 의미심장하게 보인건 두말할 나위가 없죠.

'그랬던 그녀가' 75파운드 가량의 체중을 감량하면서 2집의 타이틀을 'Freedom'으로 한 것이 이율 배반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자유함'은 정확히 말하면 미적기준의 편견에서 부터가 아니라 과식 중독으로부터의 자유함입니다. 조금은 다른 맥락이죠. 실제로 그녀는 과체중때문에 건강의 적신호가 켜지기도 했었다 하니까요.


결국 이런 인과관계로 보면 이번 앨범은 오히려 더욱 맨디사 답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가던지 가식이 없고 자유롭죠. "나는 뚱뚱하지만 사실 참된 미는 그런게 아니라고 본다", "나는 소모적이고 나를 죽이는 것에 중독되었지만 이제 자유롭다"... 이런 생각들의 투영을 앨범을 통해서 턱턱 내놓고 있는 겁니다. 화려한 프로덕션의 뒤에서 확실한 깃봉은 그녀가 잡고 있는 셈이죠. 


결국 이런 점들이 [Freedom]을 특별한 앨범으로, 그리고 맨디사를 특별한 아티스트로 만듭니다. 다음 앨범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지 궁금하군요.


PS1 : "Dance Dance Dace"는 메리 메리의 곡을 리메이크 한 것입니다. 맨디사는 1집 앨범에서도 메리 메리의 곡인 "Shackels (Praise You)"를 리메이크 한 적이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