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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소울싱어즈 [Hallelujah Praise] (200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7. 21.
 

소울싱어즈 [Hallelujah Praise]

produced by
김지형, 소울 싱어즈 

(2009/Bee)


최근 몇 년간 정통 가스펠 음악에 대한 국내 음악팬들의 저변이 참 넓어졌습니다. 물론 그 이유의 첫번째는 음악팬들의 지대한 관심 때문이지만 양질의 아티스트들이 대거 등장한 덕분이기도 하죠. 아마 그 근간을 마련한 팀으로 믿음의 유산-헤리티지를 빼놓을 수 없겠죠. 크리스천 음악신에서 이들을 축으로 내실이 다져지는 동안 일반 음악계에서도 알앤비 바람이 불었고 그 영향이 크리스천 음악계에까지 이르렀죠. (나얼이 부른 "주 여호와는 광대하시도다"를 떠올려 보세요.)

소울싱어즈 역시 이런 변화에 일익을 한 팀입니다. 비록 앨범은 한 장 뿐이었지만, 여성 보컬팀으로서 이렇게 장르 음악에 뚜렷한 면모를 보인 팀은 국내에 흔치 않았습니다. '소울 싱어즈하면...'식으로 떠올려지는 곡이 딱 떨어지지는 않지만 "완전한 사랑", "구원 열차" 등의 레퍼터리는 물론이고 이들만의 느낌으로 재편한 "쿰바야", "Between You and Me"도 좋았죠. 더 깊게 보면 팝이 어우러진 퓨전함을 담고 있는 이들의 음반 구성 자체도 힘을 더해줬습니다. 보편적인 감상 친화적 음악이라고나 할까요.

공백기가 꽤 지나고 멤버들도 재정비 되어서 (김정아, 장근희를 제외하고 모든 멤버가 바뀌고 네 명에서 다섯명이 되었습니다) 돌아온 이들의 새 음반 [Hallelujah Praise]는 좀 더 통이 큰 앨범입니다. 개인적인 테크닉보다는 전체적인 앙상블이 더 빛을 발하는 앨범이죠. 물론 첫 앨범에서도 그런 면모는 있었습니다만 그 느낌이 더욱 강해졌죠.

이 앨범의 축을 이루고 있는 곡 "Hallelujah Praise"와 "왕의 왕"을 원곡과 비교해보죠. 이 두 곡은 커트 카의 [One Church] 라이브의 수록곡들 ("왕의 왕"은 "God Great God"의 번안입니다. 원작에서도 두 트랙이 실제로 연이어져 있습니다.)입니다. 원곡이 강렬하고 힘있는 곡일 것이라는 것은 진작에 예상할 만하지만 소울싱어즈의 번안 버젼은 라이브의 산만함보다 스튜디오 버젼 특유의 응집력 같은 것이 있습니다. 원곡에 비해 톤이 낮아진듯한 느낌이 들지만, 오히려 후반부에 고조되는 상승감의 대비는 원곡보다 더 강렬합니다. 그리고 이런 면이 [Hallelujah Praise]가 갖고 있는 강점입니다. 특히나 김정아와 나머지 멤버들의 '주고 받기' 분위기는 매력적입니다. 세번째 트랙인 "주님께 감사해"도 그 연장선에 있고요. 후반부에 "전쟁을 선포한다" 역시 여기에 해당합니다.

번안곡들에서는 블랙 가스펠로 지향점이 확고합니다만, 창작곡에서는 다소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사실 이 앨범에서의 진짜 특징은 창작곡들입니다. 소울싱어즈의 첫 앨범은 비교적 창작곡이 넘치는 앨범이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그 비중이 확 줄어들었죠. 여기에서 수훈을 발휘한 것은 멤버 중 한 명인 김에스더입니다. 프로덕션 상에서 다양한 우군들이 있던 전작에 비해 자체적인 노력으로 앨범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의 일환인 듯합니다만, 김에스더가 만든 스타일들이 다양하게 운신을 발휘하지는 못합니다. 비교적 평이한 발라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하지만 한 사람의 작곡가가 꼭 다양한 분위기를 구사해야할 필요는 없죠. 적어도 발라드 곡이라는 반경에서 그녀가 만든 곡들은 소울싱어즈에게 잘 맞춰진 곡입니다. 특히나 "왜 내게"같은 곡은 번안곡들에 비해 오히려 더 앨범을 대표할 만한 곡이기도 하고요. 김에스더가 만든 곡은 아니지만 마지막 트랙인 "You are My Joy"도 앨범의 훌륭한 에필로그 역할을 합니다. 

가스펠 스타일에 있어서 정공법을 따라가는 앨범은 아니지만, 사실 그것이 1집의 특징이기도 했죠. 그런 곡들이 창작곡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셈이죠.


[Hallelujah Praise]는 소울싱어즈에게 큰 의미가 있는 앨범일 겁니다. 멤버들의 진영이 새로 짜여졌고, 보다 더 확고한 블랙 가스펠의 방향성을 벤치마킹했고, 좀 더 자신들만의 프로덕션의 길을 찾은 앨범이죠. 비록 기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이런 다양한 면면을 시도하는 가운데 생길 법한 균열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 말끔한 앨범이기도 합니다. 

첫 앨범으로도 이미 자신들의 활로를 잘 찾은듯 했는데, 새 앨범에서 그런 느낌이 더욱 강해진 것은 역시 멤버들의 부단한 노력 덕분이겠죠. 아마 팬들에게도 [Hallelujah Praise]는 감상 잘해볼 만한 한 장의 앨범 이상의 의미 - 소울싱어즈라는 가스펠 브랜드가 본 궤도에 안착했음을 확인해주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