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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아발론 Avalon [Another Time, Another Place : Timeless Christian Classics] (2008)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5. 10.


Avalon
[Another Time, Another Place : Timeless Christian Classics]

produced by Mark Hammond & Shaun Shakel
(2008 / EMI)


 


- 아발론의 새 앨범 [Another Time Another Place]는 유명한 크리스천 명곡들을 아발론의 멤버들이 다시 부른 리메이크 앨범입니다. 그야말로 크리스천 음악 역사상 불세출의 명곡들을 골라서 다시 담고 있다고 하면 적당한 표현이 될라나요?

 

> 어감 차이겠지만 '불세출의 명곡'들은 아닙니다. 더 정확한 표현을 하자면 한 시기의 아이콘이 되었던 곡들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 시기는 대략 90년대 초부터 중반까지로 들 수 있겠고요. 정말로 리메이크의 대상이 된 아티스트들의 '대표곡'을 리메이크 하고 싶었다면 마이클 W 스미스의 노래 가운데서는 "Place in This World"가 아닌 "Friends"가 더 적당하지 않았을까요? 샌디 패티의 노래도 "Another Time, Another Place" 보다는 "Via Dolorosa"나 "Upon This Rock"이 더 어울렸을 겁니다.

 

- 에미 그랜트는요? 두 곡이나 리메이크 되었지만 모두 80년대의 곡들이잖아요.

 

> 만약 90년대에 발표된 에미 그랜트의 힛트곡을 꼽으려 했다면 "Baby Baby"나 "Good for Me"같은 곡이 되었겠고 이는 정통 크리스천 메시지를 담은 곡은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에미 그랜트의 곡을 빼놓을 수 는 없었을테고요.

 

- 결국 선곡의 어떤 맥락이 보이긴 한다는 거군요.

 

> 네, 말 그대로 90년대 초중반 차트를 점령했던 곡들을 집대성한거죠. 이 당시 크리스천 음악계는 굵직한 아티스트들이정말 열과 성을 다해 추진력을 발휘했던 황금시대였습니다. 몇몇 선배 아티스트들이 크로스오버의 물꼬를 트고 중견으로 접어드는 몇몇은 내실을 다졌고... 무엇보다도 이 시기의 음악들은 국내에서도 굉장히 활발하게 소개된 곡들입니다. 국내 매니아 가운데도 이 앨범의 선곡을 보고 가슴이 뛴 분들이 많을 거에요.


비단 노래들 뿐만이 아닙니다. 마이클 W 스미스, 에미 그랜트,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 웨인 왓슨, 포힘, 마이클 잉글리시, 비비 앤 시시 와이넌스, 크리스탈 루이스... 리메이크 된 곡의 원주인공들 역시 정말 대단하죠. 팝과 어덜트 컨템퍼러리 분야에서 어지간한 이름들은 다 여기에 속해 있습니다. 한두곡의 힛트곡으로 반짝한 사람들이 아닌 진짜 베테랑들만의 리스트입니다.

 


- 수록곡들도 많죠. 그러다보니 여기서 빠진 아티스트들이 어쩌다 빠졌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에요. 포인트 오브 그레이스는 어쩌다 빠진거죠? 포힘도 들어가 있는데...


> 그렇게 따지면 신디 모건이나 캐시 트로콜리가 빠진 것도 섭섭하죠. 어쩔 수 없어요. 앨범의 트랙수는 제한되어 있고, 아발론은 리메이크 음반을 만들려고 한거지 크리스천 음악인명부를 쓰려고 한건 아니니까요.

 


- 리메이크의 대상이 된 곡들이 명곡들이란 사실은 너무나 자명하지만 이 곡들의 리메이크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색다름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냥 탁월한 보컬그룹이 원작의 느낌에 충실하게 리메이크 한 정도라고나 할까요?

 

> 연주의 구성에서 다소의 변화가 있긴 하지만 그 역시 그다지 크지는 않죠.  사실 파퓰러한 스타일의 원곡에서 무언가 파격적인 변화를 줄 선택의 여지가 애초부터 크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웨인 왓슨의 "Friend of a Wounded Heart"나 퍼스트 콜의 "The Reason We Sing"의 리메이크 처럼 색다른 변주를 준 곡도 있죠.


- 사실 그 두 곡 정도인거 같아요.

 

 

> 그래도 말끔한 앨범입니다. 멤버들이 꽤나 바뀐 이후에도 나름의 각자의 보컬 개성은 여전하고 곡을 가릴 것 없이 그 화음은 탄탄해요. 이를 통해서 만들어져 나오는 옛 명곡들의 하모니는 향수를 폴폴 느끼게 합니다. 어떻게보면 감상 자체보다는 그 뒤안의 감흥이 더 강렬한 앨범이에요. 이는 아발론의 멤버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대부분의 곡들이 이들이 아발론 사역을 시작하기 직전에 나온, 그야말로 멤버들이 수도 없이 흥얼거렸을 노래들일테니까요.

 


- 자신들이 불렀던 "Testify to Love"를 리메이크 한 건 좀 웃기지 않아요?


> 글쎄요. 오히려 흥미롭던데요. '자신들이 부른'이란 표현은 엄밀히 말하면 맞지 않습니다. 원곡을 불렀던 멤버들 가운데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교체된 멤버들이니까요. 그럼에도 원곡의 분위기를 나름 잘 살려 리메이크 한 것은 괜찮았고, 뭐랄까... 아발론의 정체성 재확인 같아보이기도 하고요.

 

 

- 끝내기 전에, 새 멤버 제레미 리차드슨의 보컬에 대해서 이야기 해야죠.


> 만족 스러워요. 조디 맥브레이어와 보컬의 톤이 비슷하면서도 자신만의 기교가 잘 살아 있습니다. 맥브레이어가 워낙 오래동안 멤버로 있었기에 이를 계승한다는게 만만치 않았을텐데 말이죠. "Place in This World"의 2절 부분같은데서 들리는 목소리는 기분좋은 기시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 정도라면 다음 앨범에서 우리가 듣게 될 화음 역시 우리가 알고 있던 아발론의 그것과  큰 느낌의 차이는 없을 겁니다. 다행스럽다는 생각까지도 드는군요.

 


PS : 러스 태프와 함께 부른 "We will Stand"는 아발론의 앨범 [Stand]에 먼저 수록되었던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