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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Aaron Shust [Whispered and Shouted] (2007)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5. 10.



Aaron Shust
[Whispered and Shouted]


produced by Dan Hannon
(2007/Brash)


 



애런 슈스트의 첫 앨범 [Anything Worth Saying]의 가장 멋진 점을 들라고 한다면, 포크 장르에서 워십으로 향한 줄기를 잘 뽑아내며 그 결과물을 멋지게 만들었다는 점을 들겠습니다. "My Savior My God"이란 힛트 싱글에 앨범이 가리워진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 앨범은 전체적으로 분명 들을거리 였습니다.


[Whispered and Shouted]에서 슈스트는 새로운 방향선회를 합니다. 이 앨범에서 슈스트는 락적이며 그런지한 느낌의 사운드까지 섞고 있습니다. 첫 앨범의 첫 곡인 "Glory to You"와 본작의 첫 곡인 "Long Live the King" 모두 빠르고 밝은 톤의 노래였지만, 곡의 뒤에 커튼처럼 드리워진 사운드의 강도는 후자가 훨씬 강렬합니다. 작정하고 이런 색채를 입혔어요. 두번째 "Like I Never Feel Before"쯤에서는 이런 느낌에 확실한 확인도장을 찍고요.


이런 방향선회가 언제나 신선함을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티스트 본위의 스타일이 흐트러진채 섣부른 시도를 한다면 언제나 결과는 좋지 않죠. [Whispered and Shouted]는 그 선을 넘지는 않은 앨범입니다. 중반쯤 되면 우리가 첫 앨범에서 들었던 그 느낌으로 다시 돌아오니까요. 그리고 겨우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한 상태인지라 두 장의 앨범 모두가 슈스트 고유의 것으로 슬슬 여겨져도 될만큼 음악들은 자연스런 총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상적인 곡은 역시 "Give Me Words to Speak" 입니다. 첫 앨범에서 인트로로 5초 가량 쓰였던 이 곡이 하나의 신곡으로 발전한 것이죠. 물론 이 곡은 첫 앨범이 나올때에도 이미 완성된 곡이었습니다. 찬양의 통로가 되기 위한 다짐을 노래한 이 소절은 슈스트에게 아티스트로서의 완전한 선포이기도 했고요. 첫 앨범 이후 슈스트는 투어에서도 이 곡의 풀버젼을 곧잘 부르곤 했는데, 두번째 앨범에서야 그 풀버젼을 수록했다는 사실이 웬지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결연한 의지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아티스트 개인에게도 큰 도전이 된 곡이지만 노래 자체로도 무척 훌륭하고요.


[Whispered and Shouted]는 슈스트가 현재 진행형인 아티스트라는 것을 알려주는 앨범입니다. 아마 앞으로도 가사나 음악적인 측면에서 그가 보여줄 음악들 변화의 진폭이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입니다. 속성상 예배 음악에 닿아있기 때문이죠. 앨범의 가사들은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정작 가사 자체는 어렵거나 서사적이지 않습니다. 이 가사가 슈스트 개인의 경험과 성찰에서 비롯된 것임은 알 수 있는 방법은 첫앨범처럼 부클릿에 쓰여있는 주석을 통해서 입니다. 앨범 안에 있는 대부분의 곡들 역시 예배 음악으로의 발전의 여지를 남기고 있고요.


하지만 변화의 진폭이 크지 않다고 해서 보여줄 수 있는게 없다는 뜻은 아니죠. 수직으로 넓혀질 수 있는 여지가 좁다면, 수평으로 늘어놓으면 되니까요. 오히려 제한적인 모던 워십의 흐름에서 아티스트 고유의 무언가를 보여줄 여지가 있는 아티스트를 찾아보라고 한다면 애런 슈스트가 제일 적절한 이름이 될 겁니다. [Whispered and Shouted]는 이를 증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앨범이에요. 첫 앨범을 즐겼던 팬이라면 무리 없이 이 앨범을 반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