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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비디오 VIDEOS

릴라이언트 케이 Relient K "Who I am Hates Who I've been" (2006)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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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ector : John Watts (2006/Gotee)


밝고 예쁜 외모의 아가씨가 하루를 시작하려는 듯 밝은 모습으로 집을 나섭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세상이 얼어붙은 듯이 멈춰버리고, 그녀는 자신이 앞으로 걸을때마다 세상이 움직이고, 뒤로 걸으면 세상이 거꾸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재미 있는 상황에 즐거워 하는 그녀. 하지만 그녀는 곧 자신이 몇 걸음을 더 걸으면 한 청년이 위험에 빠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당황 하는데...


이젠 크로스오버의 훌륭한 성공 사례라고 불러도 좋을 릴라이언트 케이. 그만큼 엠티비의 총애를 받는 밴드가 되기도 했죠. 밴드 이미지가 이미지이니만큼 이들의 뮤직 비디오는 약간은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컨셉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하지만 [mmHmm]의 수록곡 "Be My Escape"는 다소 실망스러웠습니다.


뮤직 비디오는 좋았어요. 가사의 내용과 어느정도 일치하는 구성도 좋았고요. 하지만 점점 좁아지는 방에서 노래하는 밴드의 모습은 분명 예전 팝신에서 비슷한 뮤직 비디오를 몇차례 본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런 연상때문인지 오히려 복고적인 느낌이 들 정도의 뮤직 비디오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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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앨범의 수록곡 "Who I am Hates Who I've been"의 뮤직 비디오는 이런 아쉬움을 완전히 날려버립니다.


이 뮤비는 기술적인 부분이나 독창성 어느하나 빠질 것 없습니다.


노래가 주는 분위기에 맞춰 긴장감의 리듬도 적절히 배치되어 있고요. 위에서 언급한 내용만 봐도 알겠지만, 짧은 뮤직 비디오 하나 보는 동안 제법 적잖게 두근거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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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조정의 설정도 안일하게 필름 거꾸로 돌리기의 반복으로만 연출한 것이 아닙니다. 대표적인 것이 책 무더기를 떨어뜨리는 아주머니의 장면이죠. 이 장면은 필름의 전후진과 블루스크린으로 또 다른 피사체를 믹스한 효과입니다. 아주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근래의 CCM 뮤직 비디오들에 비해서는 꽤나 기술적인 고민을 한 셈이죠.


결말이 너무 순식간에 끝난다는 아쉬움은 좀 있습니다. 하지만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에서 꽤나 재치있는 결말을 내었어요. 그 해결 과정을 좀 더 길게 그렸어도 좋았을 법 합니다.

가사와의 매칭도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습니다.


이 곡은 지금의 내 모습에 대한 후회, 그리고 과거에 내 자신이 넘지 말았어야 했던 선이 그어진 그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의 노래입니다.


그런 맥락을 본다면 뮤직 비디오 속의 아가씨가 '시작을 해야 했던 선'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가사와 닮아 보이는 것은 결코 억지가 아닙니다. 감독인 존 왓츠와 제작팀은 그야말로 재치있는 연출 속에 수많은 결과물을 담는데 성공한 셈입니다.



비디오 속의 노래는 실제 음반의 수록곡보다는 다르게 편집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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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절에서 후렴이 나오기 전 거의 5초 가량 노래가 멈추는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뮤직 비디오 화면과 맞춘 컨셉이긴 합니다. 적절해요.


그 외에도 2절 전에 느릿하게 시작되는 브릿지 부분도 뮤비에서는 빠져 있습니다. 역시 당연한 선택이었죠.


글쎄요. 이런 곡의 뮤비가 도브상 후보에 안 오르다니 섭섭합니다. 2006년에는 아쉽기만 했던 "Be My Escape"가 후보에 오르고 수상을 못했죠. 차라리 이 곡이 훨씬 더 수상가치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도브상 선정인단은 아이디어보다는 화면빨을 더 중시하는 것 같아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릴라이언트 케이는 잘 만들어진 앨범에 걸맞는 뮤직 비디오들을 두 개나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그저 즐기면 되지요.




(200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