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REVIEWS/비디오 VIDEOS

Stacie Orrico "More to Life" (2003)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11.

사용자 삽입 이미지

director : Dave Meyers (2003/Forefront/Virgin)


뛰어난 완성도의 음반에 걸맞게 멋진 화면의 뮤직 비디오입니다. 이미 오리코의 노래 " Stuck"이 같은 앨범에서 일종의 터잡이를 한 전례가 있죠.


하지만 "(There's gotta be) More to Life"의 뮤직비디오는 훨씬 복잡한 구성을 갖고 있습니다. MTV 채널의 TRL 에서도 많은 리퀘스트를 기록했고, 이 노래의 싱글이 뜨기 시작할 무렵 앨범자체의 인지도도 엄청나게 올라간 상태이기 때문에 훨씬 공을 들인 화면들을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을 충분히 할만하죠.


 

잘 알려진대로 이 뮤직비디오는 오리코 자신이 8명의 각기 다른 사람으로 등장하는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트레일러에 사는 불화가정의 젊은 엄마에서부터 마라토너, 모델, 웨이트리스... 심지어는 하이테크 갱의 일원까지 다양하게 대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일단 일련의 화면들은 노래의 가사와도 참으로 잘 맞아 떨어집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추구하는 높은 가치들을 넘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테마는 여러명의 직업군 -'직업'이라고 불리울만한 모습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아무튼요-의 열람과 잘 매칭이 됩니다.


각 캐릭터들의 심상도 참으로 복잡합니다. 첫 장면의 젊은 애기엄마는 가정에 생긴 일종의 문제때문에 경찰과 실갱이를 벌이는 불안한 모습이고, 중간에 등장하는 마라토너는 육체적으로 무척 지친 상태, 중간의 웨이트리스는 삶에 찌든 모습들이지만, 대기업의 사원의 모습으로 나올때는 무척 자신만만하고, 심지어 낙하산을 이용한 은행강도의 모습으로 나올때도 일종의 유쾌함이 느껴집니다.


굉장히 다중적이고 복합적인 심상이 뮤비의 모습과 분위기에 어우러지는 것이죠. 덕분에 복잡하기는 하지만, 이래저래 뮤비가 한바탕 풍성한 볼거리를 준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기 힘듭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4분여의 노래가 지나는 동안 8명의 다른 모습을 대조시키는 것은 생각해보면 참으로 '빠듯한' 시도가 될 수 있었지만, 감독인 데이브 마이어스는 꽤나 과감하고 스피디하게 이 장면들을 처리했어요.


장면의 수려한 처리에 제일 큰 일익을 한 것은 몰핑기법입니다. 젊은 엄마에서 길거리 싱어로, 마라토너에서 모델로 이어지는 장면 등에서 모두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죠.


그러나 몰핑기법이 남용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더 연출의 장점입니다. 길거리 싱어에서 마라토너로 전환될때는 화면앞을 지나가는 사람의 실루엣으로, 웨이트리스에서 사무실직원으로 전환될때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오리코의 동작으로 연결을 시키고 있죠.


이 연출은 너무나 능청스러워서 단순히 영상의 테크닉만을 이용한 묘의 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습니다. 만약 마이어스가 몰핑기법을 남용했다면 이런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었을거에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뮤직 비디오의 총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이 스테이시 오리코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겠지요.


8명의 인물들을 드러나게 하기 위해 꽤나 거창한 분장의 힘을 빌려야 했던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핵심이 되는 오리코 자신이 워낙 또릿또릿하게 생긴 얼굴이라 더욱 상승효과가 컸던게 아닌가 싶네요.


네번째 뮤직비디오여서 그런지, 표정이나 노래를 하면서 맞춰가는 연기도 썩 훌륭하고요. 게다가 뮤비의 내용을 보자면 로케이션부터 분장까지 꽤나 힘든 일정이었을테니 이런 부분 감수를 한것에도 큰 공을 돌려야겠지요.


"More to Life"의 뮤직 비디오는 차트의 총애를 받은 스테이시 오리코의 힛트 싱글의 뮤비란 점에서 큰 의의가 있지만, 심미적인 스타일의 훌륭함 이외에도 그 이미지들을 보며 곱씹을만한 충분한 '볼거리'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의가 있습니다.


8명의 모습들을 보면서 어떤 모습이 제일 어울리냐는 식의 이야기를 나눌만한 쏠쏠한 재미도 있고요. 독특한 컨셉의 기획이 뮤직 비디오가 가질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잘 충족시켜준 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글쎄요. 8명의 모습들보다도, 마지막 장면에 잠시 등장하는 평범한 모습이 제일 맘에 들더군요. 오리코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20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