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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제시 다니엘스 Jessie Daniels [Jessie Daniels] (2006)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2.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Scott Davis, Brad Allen

(2006/Midas)





19살의 여성 락 싱어 송라이터!

몇년 전만 해도 많은 이들이 탐탁하게 볼만한 프로필이지만 에이브릴 라빈의 등장 이후 몇년이 지난 지금, 이런 프로필은 이제 평범한 수준이 되어 버렸습니다. 크리스천 음악계도 마찬가지에요. 이미 지난해에 크리스탈 마이어스가 크게 터잡이를 한 전례가 있고요.


하지만 제시 다니엘스는 평범하게 된 틴에이지 여성 락 싱어의 계보위에 놓기에는 좀 억울한 아티스트입니다.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에 선 적도 있었고, 학생 단편 영화의 배역을 맡아서 연기한 경력도 있고...결정적으로 2003년에 독립 음반을 발표한 적도 있었거든요.


망말로 계약 관계가 일사천리로 진행 되었다면, 우린 다니엘스의 첫 음반을 그녀가 열 일곱 살이었던 2004년쯤에 만났을 수도 있겠죠. 독립 음반의 반응도 좋았다던데... 어쨌든 데뷔가 좀 늦은 셈입니다. (10대 중반에 데뷔하는 많은 전례들을 보면, 19살이 좀 늦어 뵈기도 하죠.)


늦은 데뷔가 갖는 맹점이라면 당연히 앞서 나온 선배 아티스트들과의 비교겠죠. 실제로 다니엘스의 첫 앨범을 듣는 동안은 '아 어디서 많이 들었었던 스타일이야'라는 이야기가 안나올 수가 없습니다. 당찬 느낌으로 지르는 보컬, 강하게 걸려있는 일렉 사운드의 연주들. 발로우 걸이나 크리스탈 마이어스에게서 느겼던 느낌 그대로거든요.


굳이 이야기하자면 발로우 걸에 더 가깝기도 합니다. 크리스탈 마이어스처럼 속주로 진행되는 펑크락보다는 장중한 느낌으로 비트있게 가는 음악들이 더 많거든요. "Everyday", "What Happened"같은 곡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렇듯, 어느 방향으로 가던지 선배들과의 비교선상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앨범이 될 수 밖에 없을 듯한데... 그럼에도 이 앨범은 놀랍게도 썩 괜찮습니다. 틴에이지 여성 락 싱어 스타일의 전형을 따르고 있지만 곡들은 맛깔스럽습니다. 기시감이 느껴지는 하모니와 리듬도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앨범 전반적으로 경쾌하고 듣는 즐거움을 느껴주게 하는 곡들이 잘 포진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 공로의 대부분은 보컬로서의 제시 다니엘스보다는 좋은 음악들을 전해준 송라이터들의 몫이 될 것 같습니다. (올 스타 유나이티드의) 이안 에스켈린, 프로듀서인 스캇 데이비스, 스캇 크리페인, 제이슨 잉그램 등 걸출한 송라이터들이 바로 그들이고요. 하지만 이 부분에서 제시 다니엘스도 큰 일익을 했습니다. "The Noise", "Everyday", "Hold Me Now", "What Happened" 를 비롯해 앨범에서 괜찮다 싶은 노래의 대부분은 다니엘스가 함께 작사/곡에 참여했거든요.



'그럭저럭 괜찮다'는 미적지근한 평을 하게 되는게, 앞서 이야기한 선배들의 그림자를 너무 필요 이상으로 의식한 결과가 아닐까 싶어서 좀 뜨끔하네요.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시장의 전후관계 따위를 따지지 않고 그저 '명쾌하게 터져 나오는 여성 락 보컬의 음악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 제시 다니엘스의 첫 앨범은 분명 좋은 해답이 될 겁니다.


아울러 향후 반응도 정말 좋았으면 해요. 다니엘스의 음반은 신생 배급사인 인피니티 디스트리뷰션의 소속 레이블인 마이다스의 런칭과 함께 발표된 음반이거든요. 다니엘스의 음반이 경쟁력을 갖는다면 독립 음반사의 자생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되겠죠.


(2006/07)


PS : 음반 마지막에는 "Hold Me Now"의 리믹스 버젼이 담겨 있는데, 이때 듀엣으로 목소리를 들려주는 사람은 오버플로우의 보컬인 톰 펠러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