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REVIEWS/음반 ALBUMS

식스펜스 넌 더 리쳐 Sixpence none the Richer [The Best of Sixpence none the Richer] (2004)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9.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Paul Fox
(only for New recordings)

(2004/Word/Warner)




식스펜스 넌더리쳐의 굿바이 컬렉션 앨범인 [The Best of Sixpence none the Richer]는 그들이 "Kiss Me" 이후 얼마나 대중그룹으로서 크게 성장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앨범입니다.


일단 선택된 노래들중 옴니버스 앨범 - 특히 영화 사운드 트랙 참가곡의 비중이 크다는 점이 그 첫번째 요인입니다. 옴니버스 앨범에 초대되는 가수들은 당연히 현재의 지명도를 반영한 선택의 결과일 것이고, 굵직한 헐리웃 영화들의 사운드트랙이나 유명한 CCM 옴니버스, 팝 옴니버스를 모두 망라한 노래들이 6곡이나 되니까요.


이는 이들의 성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디스코그래피 상에서 산재되어 있는 주옥같은 노래들을 한데 모았다는 기능적인 효용에도 큰 기여를 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도 "Dancing Queen"의 리메이크를 몇년전 스치듯이 감상했다가 이 컬렉션을 통해서 제대로 감상했는걸요. 그리고 이런 망라가 크리스천이나 넌 크리스천 필드를 넘나든다는 것은 더욱 더 큰 들을거리가 되죠.



또 개성있는 보컬로 전방위적인 리메이크를 하는 그룹의 역량또한 이 앨범에서 잘 보여집니다. 앨범의 8번부터 12번까지의 다섯 곡은 모두 일반 그룹의 커버곡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게다가 원곡들도 대부분 십수년전의 올드 팝이 대부분이고요. 아바, 크라우디드 하우스, 더 라스, 비치 보이스... 이 목록만 봐도 SNTR이 음악적 궤를 어떤 선배들의 스타일에 맞추며 활동하는 그룹인지 쉽게 알 수 있죠.


샘 필립스의 "I Need Love" 리메이크는 특히 흥미롭습니다. 샘 필립스가 크리스천 아티스트인 레슬리 필립스로 활동했던 당시 불렀던 "Carry You"의 리메이크까지 포함하면 같은 아티스트의 노래를 두번째 리메이크 한 셈이니까요. 여느 누구는 안그렇겠습니까만은 SNTR의 커버들은 정말 개인적인 음악 관심을 투영한 곡들 같다는 생각입니다.



'당연한' 수록곡인 "Kiss Me", "Don't Dream It's Over", "Breathe Your Name" 등은 다소 심심합니다. 사실 당연한 결과입니다. 메가급 힛트곡이기에 워낙 여기저기서 자주 들었던 노래들이고 아주 오래된 노래들도 아니니 신선함이 크지도 않죠. 그렇다고 제외하기에는 너무나 유명한 힛트곡 들이니 컬렉션 목록에서도 뺄 수 없었을 테고요. 결국 이런 심심함은 어느정도 예견된 결과입니다.


이를 보완해주는 것이 "Kiss Me"의 일본어 버젼인데 생경한 느낌만 들지 아주 값진 보너스 트랙같진 않습니다. 잘 안들리는 귀에도 내시의 일본어 발음은 어색하게 들리고요.



한마디로 힛트곡의 수록이 심심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들이 각광을 받은 시기가 비교적 최근이어서죠. 하지만 그 덕택에 초기 앨범의 수록곡들인 "Trust", "Within a Room Somewhere", "Angeltread"는 더욱 값지게 들립니다. 이들이 마케팅의 후광을 받기전에도 늘 꾸준한 기량을 유지해오던 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초기 곡들은 오히려 힛트 싱글들보다 더 신선한 만남으로 남을만 합니다.



신곡 "Loser like Me", "Us", "Too Far to Go"과 "Us" 는 괜찮습니다. 조건 없는 사랑, 구원에 대한 메타포적인 가사들도 좋고, 노래도 지극히 SNTR 다와요. 자켓에 가사가 수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팀의 지명도가 있는지라 검색만 좀 해보면 쉽게 나오고요.



컬렉션 앨범을 듣다보면 이들이 얼마나 남다른 팀이었는가라는 생각이 들고, 그 생각은 곧 이들의 해체에 대한 아쉬움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군요. 그래도 [The Best of Sixpecence none the Richer]가 멋진 백조의 노래가 되었다는 점은 큰 위안이 됩니다. 현재로는 이런 마음정도가 최선이겠군요.


(2005/02)


PS : 일전에 일반 라이센스판 버젼이 크리스천 버젼과 자켓이 틀리다고 했는데 수정해야겠군요. 자켓 커버와 내용은 동일합니다. 다만 라이센스 판에 낱장 사진 하나가 덧붙여진것 뿐이라네요. Since 님이 지적해주셨어요.


워너에서 만든 국내 라이센스 버젼도 있죠. 이 버젼은 곡순서가 틀리고, 리 내시가 벤 에플렉, 기네스 팰트로우 주연의 영화 [Bounce] 사운드 트랙에 참여했을때 불렀던 "Need to be Next to You"가 추가로 수록되어 있습니다만 이 노래를 SNTR의 노래로 볼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