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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스킬렛 Skillet [Alien Youth] (2001)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6.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John L. Cooper & Skidd Mills

(2001/Ardent)




90년대 중반 크리스천 음악계에 엄청난 모던락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기둥은 자스 오브 클레이라는 신성팀의 엄청난 대 힛트와 그해 말에 엄연한 모던락 앨범으로 등장한 디씨 토크의 [Jesus Freak] 였지만, 실질적인 뿌리내리기는 이미 그전부터 꽤 적잖은 수의 마이너 신예 그룹들에 의해서 이뤄졌습니다.


PfR, 블리치, 스몰타운 포엣츠, 자니 큐 퍼블릭, 빅 텐트 리바이벌 같은 팀들이 그들이었죠. 모던락 신예들의 입문은 아직도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는데, 이들은 그런 점에서 대 선배 역할을 한 셈입니다. 아쉽게도 그들 중 기나긴 기량을 이어가고 있는 팀은 소수에 불과하죠. 어찌보면 모던락 신성들의 파도는 염전헤서 분리된 소금처럼 질적인 추출을 위해 필요한 통과제였는지도 모릅니다.


96년에 출발한 스킬렛은 성공한 축에 속합니다. 그들의 소속 프로덕션인 아덴트의 다른 아티스트들보다도 발군이었고요. (빅 텐트 리바이벌이 있긴 하지만, 그들도 너무 갑자기 해체 되었죠.) 일단 그들의 데뷔 앨범이 어마어마했고, 두번째 앨범인 [Hey You, I Love Your Soul]도 연이은 힛트를 쳤지요. [Invincible]과 아덴트 레이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워십 앨범이 좀 약하긴 했지만, 이름조차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조용히 사라진 많은 동년배 그룹들에 비하면 약간의 소포모어 컴플렉스 정도는 비할 바가 아니었습니다.



[Alien Youth]는 어느정도 전작인 [Invincible]의 영향을 그대로 이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앨범의 외양적인 분위기부터가 그렇습니다. 하긴 리더인 존 쿠퍼의 아내이자 키보디스트인 코리가 참여하던 두번째 앨범부터 데뷔앨범의 털털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은근히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로 슬슬 전화하긴 했죠.


이번 앨범에서는 로리 피터스와 벤 카시카가 드럼과 기타로 새로이 가세하면서 라인업을 형성했습니다. 여성 드러머라는 피터스의 위치 때문에 다소 낯선 느낌이 들지만, 여전히 비쥬얼한 기어를 입고 있는 멤버들의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도 극과 극을 오가는 전형의 스타일은 무리없이 이 앨범을 [Invincible]의 연장선에 놓을 수 있게 해 줍니다.


그 좌우의 음악적인 극한에서 [Alien Youth]가 더 점수를 딸만한 부분은 발라드입니다. 단순히 점수를 따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훌륭해요. 911 테러 이후 부흥을 일깨우는 메시지를 전하는 곡으로 불려지게 된 "You are My Hope"라던지, (음악적으로) 비슷한 분위기의 "One Real Thing"은 무난함 위에서 몇 번이고 되뇌이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발라드 들입니다.


여기에 조심스럽게 비중을 늘린 코리 쿠퍼의 보컬도 한 몫합니다. 이펙트라도 들어간 듯이 곡절을 따라 애절함이 표출되는 코리의 보컬과 비교하자면 리드보컬인 존 쿠퍼의 목소리가 되려 평범해 보일 정도입니다. "The Thirst is Taking Over"의 브릿지 부분이라던지, "Come My Way"나 "Will You be There"의 아련한 백업 보컬들은 이런 면모를 잘 드러내 주죠. 스킬렛의 다음 앨범을 기대한다면, 그 중에는 코리쿠퍼의 보컬 비중에 대한 기대도 포함시켜야할 겁니다.


단정한 면모가 잘 배가된 발라드 싱글에 비해 락 스타일의 곡들은 아주 극한의 강도로 분위기를 밀어 붙입니다. 타이틀인 "Alien Youth"는 그저 그런 수준이지만, 두번째 락 싱글로 부각되고 있는 "Vapor"의 공격적인 사운드에서는 이런 면모가 잘 드러납니다.


사운드의 강도에서 뿐만이 아니라 믹싱과 연주에서도 일종의 괴팍함이 보여지기도 해요. "Earth Invasion" 같은 곡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그 외의 락 싱글 태반은 여전히 어그레시브한 하드락의 분위기를 이어갑니다.


그런 이유때문에 [Alien Youth]는 80년대 후반을 이어온 하드락 매니아들에게 더욱 환영받을 만한 앨범이기도 해요. 데뷔 앨범에서 보였던 모던락 사운드에 대한 인상만을 갖고 본작을 찾는다면 아쉬움이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80년대의 하드락이 가졌던 우직함 만큼이나 [Alien Youth]의 가사들도 정갈하고 솔직하빈다. 물론 이 부분은 음악을 따라갔다기 보다는 스킬렛의 전작들을 따라갔다고 볼 수 있죠. 아덴트 레이블의 아티스트들이 사역의 선상에서 직설적인 찬양과 경배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편이니까요. 특히 청소년 사역에서는 더 그렇고요.


요즘 종종보는 Naming Game 타입의 가사들이긴 하지만, [Alien Youth]의 가사들은 그래도 이 재밌는 테마에 맞아 떨어집니다. 낯선 젊은이들의 영적인 침공(?)을 말하는 "Alien Youth"라던지 "Earth Invasion" 은 분명히 이 컨셉에 잘 맞춘 재미있는 가사들이고요.


앨범의 중반부를 넘어서면 어그레시브한 사운드에 발 맞춘 마냥 "Eating Me Away"라던지 "Kill Me Heal Me"처럼 무시무시한 제목의 노래들이 있지만, 실상 그 내용은 지극히 단선적이고 어려운 가사도 아닙니다. (아마 제목만으로 대충의 내용이 짐작되는 분들도 계실거에요.) 직설적인 단어가 주는 '충격효과'가 더 돋보인다고나 할까요. 이런 시도도 어떻게 보면 청소년들의 신앙에 눈높이를 맞춘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재미있는 가사와 강렬한 사운드가 배합되긴 했지만 [Alien Youth]는 여전히 스킬렛의 앨범입니다. 음악과 앨범의 외양적인 부분에서 젊은 세대들이 쉽게 섭취할 수 있는 당의정을 마구 입힌 그런 앨범말이지요. 그렇다고 지나치게 단것만 먹게되는 부작용을 걱정할 만한 앨범도 아닙니다. 그렇게 폄하하기에 스킬렛은 적잖은 기간동안 청소년 사역에 대한 사모함을 품고 온 그룹이니까요. [Alien Youth]의 속내만 차근히 뜯어본다 하더라도 그들의 진가를 느끼기에는 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20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