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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 Steven Curtis Chapman [Speechless] (199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5.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Brown Banniter & SCC

(1999/Sparrow)






= [Speechless]는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의 새로운 10년 활동의 첫 포문을 여는 앨범이야.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이 앨범은 전작인 [Signs of Life] 까지 달려왔던 스타일의 관성이 계속 남 아 있는 앨범이야. 아주 전형적인 채프먼의 음악 안에 안주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지.


- 악평이야?


= 아니. 하지만, 음악적인 변화나 새로운 색채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할만한 앨범은 아니라는 뜻이지. 물론 앨범을 평하는데 있어서 스타일만을 논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리뷰어로써는 좀 심심하잖아?


- 그렇다면, 그 안주한 스타일 안에서 제일 근접한 앨범을 고르라면.....?


= 역시 [Signs of Life] 라고 할 수 있지. 브라운 배니스터와의 해후도 큰 부분이었겠고.


- 헤에....그건 프로듀서가 같으니까 그냥 짜맞추기로 예측해 보는거 아니야?


= 안될건 또 뭐 있어? [Speechless]는 채프먼과 배니스터가 공동으로 프로듀싱한 작품이고, [Signs of Life] 도 마찬가지 였지 . 채프먼의 앨범중이들의 프로듀싱을 제외한 나머지 앨범들은 모두 필 네시가 프로듀싱을 했었고. 예측해 볼만도 하지 않겠어?


- 다른 방법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채프먼의 지난 10년은 필 네시의 도움으로 만들어져 왔지만, [Signs of Life] 에 이를 즈음부터는 채프먼 자신이 프로듀서로서의 체감이 생겼다는.....고로 배니스터는 '지원자'의 역할이었고, 채프먼의 프로듀싱의 역량이 컸을 것이라는....


= 어째서?


- [Signs of Life] 에서 보여지는 락 무드는 분명 신선 했지만, 그 앨범이 이전 앨범들인 [Heaven in the Real World] 와 [The G reat Adventure] 의 스타일과 그렇게까지 괴리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잖아? 이 앨범들은 자연스러우면서 약간은 다양해지는 변용으로 90년대를 이어왔어. 유별나게 바뀐 것은 없지. 굳이 유별나게 바뀌어 온 것을 들자면 채프먼의 헤어스타일 정도랄까...


= 그렇지. 하지만 [Signs of Life] 자체가 채프먼의 경력으로서 는 첫 프로듀싱이라는 레테르도 무시 못하지. 아무튼 배니스터와 의 작업 이후에 나온 두 앨범들은 하나의 채프먼의 음악 영역으로 봐도 될만한 공통점을 갖고 있어. 이전 앨범들과 차이가 많다는 점이 아니라, 두 앨범만의 유대감이 있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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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범이 정말 푸짐하다.


= 송 트랙은 12 곡에 런던 세션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The Journey"가 포함되어 모두 13곡이지. 게다가 곡들 하나하나의 시간도 길어. 트랙타임이 55분이지.


- 정말 부를 노래가 많았나보군. 게다가 제작년에는 10주년 앨범때문에 새 노래 녹음이 몇개밖에 없었던 것을 치면, 실제로는 3년만의 앨범이니...그 동안 얼마나 몸이 근질근질 했겠어.


= 입도 근질근질 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Speechless]에 수록된 가사들의 테마는 정말 다양해. 채프먼이 가사의 내용에 담겨있는 말씀적인 가치에 크게 무게를 담고 있는 가수 중 하나임은 유명하지만, 이 앨범에서는 정말 가족과 헌신, 감사, 경배....정말 많은 느낌을 말하고 있어.


- 할 말이 그렇게 많은데 앨범 제목은 왜 그래?


= 하...그러고보니. 그래도 역지사지 해보자면 앨범의 타이틀 싱글인 "Speechless" 와 같은 맥락의 의미가 아닐까? 런던 세션의 장중한 연주로 시작해서 콰이어의 차분함으로 끝내는 대미의 배치로 더욱 비장한 느낌을 주는 이 타이틀 곡의 내용은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로 말미함아 할 말을 잃어 버렸다는 감사의 내용이야. 그러니까...뭐, 이렇게 앨범에서 많은 고백을 할 수 있는 영감을 주셨기에 그 감사함에 말문이 닫혔다는 의미에서 앨범 타이틀을......


- 이 곡의 메시지에 채프먼이 큰 무게를 담고 있었다는 것은 피부로 체감될 정도야. 좋긴한데....곡의 흐름자체는 컬렉션 앨범의 "Not Home Yet" 과 좀 비슷하다는 생각 안들어?


= 메시지와 편곡에 차별성을 두는거지. 아쉽긴 하지만 한 요소만으로 노래를 평가할 수는 없으니까...나름대로의 멋이 있어.


- 넘어가면..."Speechless" 못지 않게 이 앨범에서 화제가 되는 곡들을 빼놓을 수 없겠지? 우선 첫 곡인 "Dive". 강렬하고, 빠르고, 자신만만함이 넘치는 곡이군. 정말 맘에 들지 않어?


= "Speechless"나 "With Hope" 보다도 이미 화제가 되었던 곡이야. 역시 그 정점은 지난 3월에 도브상 시상식에서 멋들어지게 불렀던 라이브의 인상 때문이겠지. 첫 싱글 비디오로도 밀고 있는 곡이야.


- 이 곡이 "Lord of the Dance" 만큼의 역활을 하게 될까?


= 모르지. 물론 [Signs of Life]에서 "Lord of the Dance"는 정말 각별한 화제로 남은 곡이지만, 실상 그 앨범에서도 많은 곡이 사랑을 받았잖아? "Lord of the Dance"의 후광이 쎄었을 뿐이지...그 더함과 덜함에 대한 차이는 있겠지만 "Dive"는 메시지 상으로 큰 새로움을 주진 않아.


- 디씨 토크의 노래 제목과 같은데....게다가 가사 중에 'Supernatural' 도 나오네?


= 의도적인 스크립트였을까? 모르지... 재밌는 것은 99년 도브상 시상식때 이 노래를 부른 채프먼을 소개했던 프레젠터가 바로 토비 맥키한 이었다는 점이야. 이건 정말 의도적인 장난같지 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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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gns of Life]에 비해서 음악적인 변화나 새로운 색채를 많이 논할만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했지만, 그래도 각 곡간의 배치 는 더욱 활기찬거 같애. 빠르고 경쾌한 느낌의 싱글들으 중간을 잘 이어가서 그런가?


= 그럴꺼야. 그 곡들인 "Next 5 Minutes" 와 "Fingerprints of God" 은 가사들도 참으로 담백해서 더더욱 운치를 더하고 있지.


"언제나 앞으로의 5분을 살아가겠다. 생의 모든 순간은 언제나 다시 시작하는 순간" 이라는 내용은 정말로 삶의 정수를 찌르는 자세에 대한 결심을 노래하고 있지. 신경을 건드리는(?) 엇박으로 시작되는 리듬과 이어지는 급작스런 곡의 진행은 가사와도 잘 맞물리고 있어.

 

- "Fingerprint of God" 은 에밀리를 위한 노래인걸?


= 아빠의 앨범에서 늘 엄마를 위해 만든 노래만 구경해 왔던 에밀리가 화려한 데뷔를 한 셈이지. 에밀리 채프먼은...92년 CCM 매거진의 인터뷰에서 6살이었을 적의 모습을 본 기억이 있으니.. .이젠 13살이 되었지.다 큰 숙녀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래서인지 이 노래도 작은 아기를 바라보며 귀엽게 부르는 노래라는 느 낌보다는, 서로의 교감을 나누는-그야말로 아버지와 딸의 유대감을 엿볼 수 있는 발랄한 곡이야. 곡의 제목은 '너의 온몸에는 하나님의 지문이 뒤덮혀 있다'는 의미지.


이 숙녀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으면 강한 톤의 곡인 "The Change"를 들으면 돼. 이 곡의 중간에서 성구를 읽는 세 아이들이 바로 채프먼의 아이들이야. 에밀리, 칼렙, 그리고 윌 프랭클린.


- 에밀리의 목소리는 정말 어른 목소리네 그려...첫 발라드로 들어간 "The Great Expectation"은 영화의 제목과 같네?


= 그 영화 자체가 찰스 디킨즈의 소설을 영화화 한거니까, 책의 제목과 똑같다고 하면 맞겠지. 이 '위대한 유산'은 체감적으로는 "With Hope" 보다도 더 귀에 붙는 느낌이 있고 앨범을 통해 크게 어필할 수 있는 곡이야.

- 앨범 전체적인 구성으로는 빠르고 밝은 분위기가 더 많은걸. 이 점은 [Signs of Life]와 좀 차별이 되지 않아?


= 중반부를 다시 잇는 "Whatever" 와 "I Do Believe" 가 그런 느낌을 크게 주지. 솔직히 그 사이의 "Invitation"은 좀 심심한 곡 이기에 더욱 대치되는 느낌이 있고. 이 발랄한 싱글들은 메시지면에서도 계속적인 반복의 verse 로 ('Whatever...어쩌구....Wha tever...저쩌구....' , 'I do, I do, I do...I do believe') 단순하면서도 각인이 되는 내용들로 이끌어져 가고 있어. 참신함은 없지만 앨범의 전체적인 브릿지 역할을 잘하고 있다는 거지. 그 다리의 끝에는 오랜만에 채프먼 부인을 위한 노래를 한곡 만날수 있어.


- "What I Really want to say" 인가? 이 싱글에 대한 평가는 어때? 채프먼의 부인을 위한 노래가 항상 많은 인기를 끌었다는 면 면을 생각해보면?


= 훌륭한 싱글이야. 92년의 "Go There with You" 이후 오랜만의 감동을 주는 이 싱글은 에밀리를 위한 노래인 "Fingerprints of God" 과 더불어 가족에 대한 가치가 이 앨범에서 큰 부분을 자리 를 잡고 있음을 확실하게 만들어. 메시지가 큰 강점으로 작용해 온 채프먼의 앨범이기에 이런 부분에 대한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겠지. 메시지의 측면에서 보면 "With Hope" 는 이 앨범이 출반 되기전 "Speehless"와 함께 캠페인적인 메시지를 담고 나온 노래야. 총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그의 고향 파두카의 소년,소녀 세명을 기리는 이 노래는 메시지 측면으로 볼때 "The Great Expectation"과 발라드 싱글의 기둥을 이루고 있지.


- 런던 세션이 연주하는 "The Journey"는 "Be Still and Know"의 오프닝 역할을 하는데...앨범의 막판에서 대미를 장식하는 느 낌은 좋지만, 바로 앞으로 있는 발라드 싱글들 때문에 좀 필이 안오지 않나?


= 그렇지만, 이 곡 "Be Still and Know" 이 앨범에서 상당히 완성도 있는 발라드 중 하나야.


[Speechless] 를 평가할때 락싱글이나 발라드 싱글들에 대한 강약을 논의해도 별로 기울어지지 않는 다는 것을 느끼겠지? 결국 앨범의 곡들이 많다는 점이 이런 미덕을 부각시켜준 셈이지.


- 오랜만의 푸짐한 성찬이 반갑긴한데...좀 산만하지 않나?


= 앨범 자체가 꼭 곡의 분량이나 배치로 평가받을 필요는 없지. 하지만, 곡들이 많다는 것이 차짓하면 앨범을 쭉 들을때 한없는 지루함만 안겨주는 '절대절명의 위기 상황'도 감수한 것이라는 점도 염두해야해. 음반 역사에서 거창한 컨셉트의 형태를 지닌 긴 트랙타임의 앨범들 중에, 듣는 이들을 잠들게 해버린 앨범들이 얼마나 많았었는지 상기해 보면 알 수 있지.


- [Speechless] 가 일관된 컨셉을 잡고 있지는 않잖아.


= 그러나 앨범은 꽤 길지. 게다가 전후로 배치된 오케스트레이션 이 앨범에 거창한 느낌까지 안겨줬고. 3년만의 스튜디오 앨범이라는 상황도 이런 부분에 대한 부담감을 더 주지. [Speechless] 는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한 소포모어 컴플렉스를 안고 태어난 앨범임에 틀림없어.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채프먼의 스타일로 이겨낸 앨범이란 것도 틀림없겠고.


- 언제까지 계속될까? 이런 행보가....


= 모르지. 하지만 [Speechless] 를 듣는 시간 동안은, 기타의 예의 그 연주와 -전반부를 어쿠스틱의 변주로 시작되는 오프닝은 이 앨범에서도 '여전히' 많이 등장하거든- 채프먼의 자신만만한 보컬, 그리고 발라드 곡들의 달콤한 맛들과, 재기 발랄함과 더불어 감동을 주는 가사들...이 모든 요소들이 아직은 질리지 않고 신선함을 안겨주고 있으니 당분간은 이런 행보가 아직 유효하다고 할 수 있겠지.


(199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