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REVIEWS/음반 ALBUMS

발로우걸 Barlowgirl [Love and War] (200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30.


Barlowgirl
[Love and War]

produced by
Otto Price

(2009/Word)





 발로우걸에 대해서 기대할 수 있는 기대치는 무엇일까요? 제 느낌으로는 '강렬함'입니다. 그들은 강렬한 비트는 물론, 발라드 싱글에서도 늘 강렬함을 잃지 않았던 팀입니다. 그래서 첫 앨범의 "Never Alone"같은 곡이 빛났던 것이죠. 보컬이 느릿하게 곡조를 따라가는 동안에도 세 자매의 연주는 그야말로 그들의 극한을 향해 달려가는 그런 느낌이 날 정도였습니다.


두번째 앨범인 [Another Journal Entry]은 첫 앨범의 느낌을 상하로 증폭시킨 앨범이었습니다. 싱글이었던 "I Need You to Love Me"는 오히려 좀 말랑말랑한 곡이 되었지만, 그외의 비트있는 싱글들과 크리스 탐린, 데이빗 크라우더 곡의 리메이크 같은 트랙들을 상당히 멋졌죠. 그러나 세번째 앨범 [How Can We  be Silent]는 처음 두 장의 앨범에 비해서 좀 힘이 빠진듯 했습니다. 실제로 전작에 비해서 그다지 크게 어필하지 못하기도 했었죠.


[How Can We be Silent]에 아쉬움을 가졌던 팬들이라면 이번 앨범 [Love and War]는 좋은 보상이 될 겁니다. 맥을 잡았다고나 할까요. 앨범은 정말로 몰아치는 듯한 분위기로 돈독하게 채워져 있고, 아울러 첫 싱글인 "Beautiful Ending"이 발라드 싱글임에도 이런 느낌이 잘 살아 있습니다. "Come Alive" 같은 오프닝 트랙이 기선제압을 하지만 뒤이어지는 트랙들도 전혀 여기에 눌리지 않습니다.


앨범의 전반적인 느낌은 메이져 코드의 밝은 분위기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들 특유의 비가의 우울한 느낌도 살아 있고요. "Beautiful Ending", "Love is Marching", "Sing Me a Love Song" 같은 곡이 좋은 예입니다. 특히 "Sing Me a Love Song" 같은 곡에서는 지난 앨범에서부터 잘 사용해온 스트링 연주까지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과장되게 이야기하자면 처음 세 장의 앨범에서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스타일을 다양하게 시도해 온 것을 이번에 최대한 망라했다고나 할까요. 진짜 이 앨범은 살아있습니다.


[Love and War]에는 발로우 걸 앨범 초기의 소녀적인 감성이 직설적으로 묻어나는 곡을 찾아보긴 힘듭니다. 그래봤자 겨우 4,5년전 이야기지만요. 적어도 그때 불렀던 "Mirror"같은 가사는 없다는 뜻이죠. 하기야 팀 리더인 알리샤가 벌써 서른한살이고 나머지 동생들도 20대 중,후반입니다. 조금 더 개인적인 이야기가 묻어날 때가 된거죠. "Beautiful Ending" 같은 곡에서도 '아름다운 엔딩'을 이야기하지만 사실상 이런 가사가 나오는 배경은 삶의 무게에서 배여나옵니다. 그래도 발로우 걸은 발로우 걸이어서 "Helloe Sunshine" 같은 가벼운 터치가 있는 가사가 리듬감을 주기도 합니다.


이들이 [How Can We be Silent]를 내놓았을 당시, 비슷한 스타일이었던 크리스탈 마이어스의 다소 부담스런 스타일 전환과 맞물려 이중으로 실망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적어도 [Love and War]는 이들이 매너리즘의 궤도에 들어선건 아니른 좋은 증명이 될 앨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