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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SSUES/읽을거리 ARTICLES

CCM 매거진 폐간에 대한 단상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5. 10.

데이빗 브루스 머레이의 블로그


 30년 전통의 CCM 매거진의 인쇄판이 폐간했습니다. CCM 매거진 측이 정확한 통계를 밝히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여느 오프라인 매거진들의 최근 분위기대로 구독률이 분명히 떨어지는 추세였으리라 생각됩니다.


많은 아쉬움들이 있겠지만, 여기에 대해서 좀 직설적인 아쉬움을 표현한 블로거가 있습니다. 뮤직스크라이브(http://musicscribe.com)에 블로거 중 한 명인 데이빗 브루스 머레이가 'CCM Magazine Bite the Dust'란 위악적인 제목으로 CCM 인쇄판 폐간에 대해 글을 남겼습니다.


머레이의 견해의 시작은 서던 가스펠 잡지인 [Singing News]와 [Homecoming Magazine]은 계속 존속된다는데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두 잡지는 모두 CCM 매거진을 발행하던 살렘 커뮤니케이션 산하의 잡지들입니다.)


우선 대중 크리스천 음악 CCM의 시장이 서던 가스펠보다 훨씬 큰데, 어떻게 서던 가스펠 분야에는 잡지가 두 개나 존속할 수 있는 것이냐? CCM 매거진의 망조는 사실 이 잡지가 괴이한 포맷으로 판형을 키울때부터 예상된 것이었다. 아울러 [Singing News]나 [Homecoming Magazine]이 담고 있는 깊이있는 내용들은 인쇄형태의 간행물이 존속할 수 있는 진짜 키워드다. CCM 매거진이 폐간 이유로 들고 있는 '빠르고 신속한 정보'는 애초부터 CCM 매거진의 독자들이 기대하고 있지 않았던 바다. 그리고 살렘이 밝힌 CCM 매거진의 손익분기점인 7만부라는 많지 않은 발행부수는 오프라인 폐간이 금전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하나의 추세가 된다면 살렘 커뮤니케이션의 다른 잡지들도 미래를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뭐 이런 내용이었어요.


분명히 오프라인 매거진의 독자로서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이 넘쳐나는 견해입니다. 하지만 머레이의 포스팅에 달린 댓글들은 그 견해의 약점을 어느정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 중 제일 무게감 있는 댓글은 'CCM 매거진의 독자 층이 20대부터 30대 초반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이들은 어짜피 CCM 매거진을 통해서 얻는 정보들을 인터넷에서 더 빨리 얻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한 달에 한 번 정해진 날짜에 나오는 오프라인 매거진은 대부분 뒷북이거나 동어반복이 되게 마련이라는 것이었죠. 반면에 서던 가스펠의 팬들인 중년에서 노년층들은 아직도 신문이나 잡지 매체에 대한 친근감때문에 그야말로 평생구독을 하게 마련이다라는 견해였고요.


저는 양비론을 펼치렵니다. 반론의 댓글처럼 CCM의 주된 팬연령이 오프라인 잡지보다는 인터넷 화면에 더 집중을 잘하는 20대에서 30대임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머레이의 주장대로 7만부의 손익분기가 발행처의 부담을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오프라인 잡지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은 나름대로 유지를 시켜도 그 상징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봐요.


물론 횡스크롤이 가능한 인터넷 화면으로도 굵직한 인터뷰는 여전히 보여질 수 있습니다. 웹상에서의 컨텐츠가 오프라인 잡지보다 못하란 법은 없어요. 하지만 오프라인의 매력은 말그대로 어디서나 곱씹으며 볼 수 있다는 것이죠. 많은 이들이 원하는 신속한 정보가 인터넷에 더 적합하다면 오프라인 잡지는 오프라인 본위의 매력을 더 강조하면 되는 것입니다. 지하철에서 단말기를 통해서 보거나 무선 인터넷 노트북으로 배터리 닳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보는것 보다 훨씬 더 편하게 말이죠.


그런 면에 있어서 머레이의 주장 중 하나인 CCM 매거진이 그 판형을 기이하게 늘려나간 것이 망조의 조짐이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동감도 갑니다. 잡지의 매력은 소파에 누워서 편하게 볼 수 있는것 만큼이나 바쁜 이동간에 둘둘 말아서 겨드랑이에 끼고 다니다가 아무때나 펼쳐보는 그 맛이니까요.


하지만 머레이의 주장만큼 CCM 이 지나치게 판형을 키운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CCM 매거진의 매력은 온라인 웹진이 따라가지 못하는 멋진 사진들에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컨셉샷들을 모아서 화보처럼 꾸민 이슈도 있었죠. 진득한 내용을 담을 지면을 사진들로 채운 것이지만, 그때만큼 오프라인 잡지의 매력을 느낀 적도 없었습니다.



모든 것에는 허와 실이 있고 오프라인 잡지는 아직 그 총합이 마이너스로만 몰기에는 아까운 매체입니다. 30년이라는 긴 세월이 갖고 있는 가치를 생각한다면 인쇄판 매거진은 아직 그 수명이 다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전문적인 분야는 오프라인 잡지가 슬쩍슬쩍 더 생겨나는 추세입니다. 영화에 나오는 '종이 형태의 디스플레이' 뭐 이런게 나오지 않는한 그 효력은 아직 있어요. 적어도 더 시장성이 작은 분야들의 잡지들이 다 사라지는 그날까지는요.


지나친 수익을 기대하지 않되, 큰 손해가 없다면 상징적인 의미로라도 CCM 매거진은 존속할 만하다고 봅니다. 살렘같은 거대형 퍼블리셔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아예 무가지 하나 내놓는다는 생각으로 말이죠. (CCMER를 보세요!) 몇년내로 살렘(혹은 새로운 퍼블리셔가 되든)이 그 향수어린 요청들에 부응해서 CCM 매거진을 재 창간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