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연말결산
CCMPAGE 선정 베스트 송 7선
2005년 Best 7 Songs 입니다. 대상은 2005년에 발표된 음반들의 수록곡입니다. 역시 순서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Take You Back"
제레미 캠프의 보컬을 아주 독창적이라고 말하긴 힘들죠. 그의 보컬은 꽤나 정형화된 락 보컬의 트렌드 중 하나를 따라가는 목소리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뭐라고 규정하기 힘든 애절함과 진실성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Take You Back"은 그 애절함과 진실성을 극대화한 노래입니다.
멜로디나 하모디 뿐만 아니라 가사에도 그 느낌은 잘 배여있죠. 나중에 이 곡의 뮤직 비디오가 나왔을때 원곡에게도 많이 힘입었던 것이 사실이고요. 오히려 비쥬얼을 앞서갔죠. (개인적으로 뮤비에서 거꾸로 필름을 돌리는 후반부는 좀 우스꽝 스러웠답니다.)
라이브 앨범의 어쿠스틱 버젼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사실 곡에 담긴 진솔함을 느끼려면 아무래도 [Restored] 앨범의 원곡이 더 나은듯 해요.
"Happy is a Yuppie Word"
[Nothing is Sound] 앨범 가운데서 인스트루멘탈과 보컬의 조화가 정말 잘 맞은 곡 중 하나입니다.
느릿하게 울리는 일렉기타의 리프, 여기에 공허함이라는 심상이 제일 잘 맞아 떨어지는 존 포어먼의 보컬은 그 진행만으로도 도회적이라는 느낌을 주는데, 이는 "Happy is a Yuppie Word"라는 제목만의 어감도 크게 강조해 줍니다.
사사롭게 지나갈 수 있었던 대 선배(밥 딜런)의 인터뷰에서 노래의 영감을 얻었다는 일화와, 이 곡을 윌코에게 헌정하는 노래로 바친다는 뒷 이야기들도 독특함에 일조를 하고 있죠. 하지만 이런 뒷 이야기보다는 노래 자체에 크게 묻어있는 감성이 더 앞으로 나온 곡입니다.
"When Did You Fall"
[Amusing]이라는 앨범을 베스트로 꼽았다면, 그 베스트 앨범의 이미지를 제일 잘 보여주는 곡이라고나 할까요.
가벼운 느낌이지만 곡의 진행은 흥미진진하며, 그 진행의 끝자락에선 자유로움이 묻어나는 풍성한 감각이 담겨 있습니다. 다의적이지만 결코 복잡하지 않고, 음미하는 동안 흐뭇함을 느끼게 해주는 가사도 일품이고요.
이 모든 요소들은 이런 음악에 가장 잘 맞는 아티스트인 크리스 라이스에 의해서 완벽하게 구현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짧은 곡의 후반부에 에필로그처럼 묻어있는 재즈의 느낌까지 일품인 노래입니다.
"Dreamer"
베서니 딜런의 "Dreamer"는 분명 곡의 외적인 화제요소로 더욱 회자된 곡이긴 합니다. 영화 [Dreamer]의 주제가로 쓰여서 뮤직비디오까지 만들어졌던 곡이라는 점이죠.
이 곡이 영화의 간판 역할을 한 비중은 사실 [나니아 연대기]의 CCM 사운드트랙보다 훨씬 더 큽니다. 만약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정식으로 주제가상 부문 후보에 오르면 이 부분은 더욱 강조되겠죠.
하지만 곡 자체로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딜런의 앨범 [Imagination]은 분명 흥미진진한 앨범이고, 그 안에도 "Dreamer"말고 다른 좋은 노래들이 많지만, 생동감있게 시작되는 이 곡의 느낌과 진행은 앨범을 대표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아직은 어린 딜런의 두번째 앨범으로서 아티스트의 색깔을 확고하게 해준 노래입니다.
Anointed
"Now is the Time"
앨범 전체를 평가할때 예전만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서 그렇지 어노인티드는 매 앨범마다 정말 좋은 곡들을 많이 발표해 왔습니다.
남매 듀엣으로 2인 체제가 된 뒤에도 그 공력은 여전했죠. "Now is the Time"은 전작의 "You'll Never Thirst"의 느낌을 이어가는 곡입니다.
데이드라의 보컬에는 애절함이 살아있고 심플한 피아노의 시작에서 장중함으로 이어지면서 곡의 클라이막스를 맞이할 때는 정말 '천상 어노인티드의 노래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블랙 가스펠의 힘과 컨템퍼러리 사운드의 파퓰러함이 잘 살아 있는 그런 곡이에요.
오히려 이런 느릿한 감동적인 발라드는 3인조나 4인조로 활동할 때보다 지금이 더 알차게 발표되는 듯한데, "Now is the Time"은 이를 재증명 해주는 곡입니다.
"Lifesong"
캐스팅 크라운스의 [Lifesong]에는 좋은 곡들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데뷔 앨범때처럼 우열을 가리기 힘든 좋은 노래들이 많이 있죠.
그 중에서 타이틀 곡인 "Lifesong"은 취향에 따라 먼저 선점된 노래라고 볼 수 있을듯 합니다. 특히 데뷔 앨범에 비해 앨범의 일관된 주제를 꿰뚫고 있는 타이틀 곡이 하나 있다는 점에서 더 각별한 곡이죠.
그룹의 입장에서 보면 "Lifesong"이라는 곡이 갖고 있는 테마자체가 캐스팅 크라운스의 각오를 대변하는 선언과도 같은 노래입니다.
분명 이 곡 이후 많은 노래들이 앨범에서 소개 되겠지만 올해에는 '선점된' 노래에 대한 예우의 느낌으로 이 곡을 꼽았습니다.
Superchic[k]
"Pure"
수퍼칙하면 떠오르는 1순위 이미지 - 방방 뛰고 요란한 Girly Rock 그룹 - 를 다소 바꿔준 곡입니다.
그렇지만 이들이 방향 전환을 했다는 건 아니에요. 펑키한 느낌은 감소했지만, 차분한 무드에서 균형잡힌 세션과 보컬의 앙상블을 잘 잡고 있죠.
보컬의 조화는 다소 중성적인 매력을 잘 보여주고 있고, 믹싱을 큰 부분으로 잡고 있는 팀 답게 키 연주 부분과 중간 믹싱은 곡을 리드미컬하게 잘 잡아 갑니다.
이전에 수퍼칙이라는 그룹하면 떠오르는 노래들과는 다른 이미지의 곡임에도 미국내에서 많은 리퀘스트가 있었다는 것은 수퍼칙이 제한된 역량의 반경을 갖고 있다는 의견에 대한 좋은 반증이 될 겁니다.
■ Notable Others ■
커트리스의 "Strong Tower"는 대부분이 워십 리메이크 곡이었던 앨범 가운데서 힘을 잃지 않고 잘 융화된 저력을 담은 곡이었습니다. 매튜 웨스트의 "History"는 평이하지만 역사를 만들어간다는 곡의 느낌에 잘 맞는 진행을 가진 노래였고요.
[나니아 연대기] 사운드트랙의 수록곡이었던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의 "Remembering You" 역시 좋은 노래였습니다. 데이빗 크라우더 밴드가 패션에서 먼저 불렀던 "Here is Our King"은 본 앨범인 [A Collision]에 재 수록되었음에도 각각의 앨범에서 가치를 보여줬던 곡이고요.
발로우 걸의 "I Need You to Love Me"는 발라드 곡임에도 앨범의 전체를 관통하는 힘이 인상적인 곡이었습니다. 신인그룹 애프터스는 앨범 자체가 워낙 잘 만들어져서 좋은 노래들이 많았습니다. "Beautiful Love", "You", "Love Lead Me on" 등이 여기에 속했죠. 신인으로 따지자면 크리스탈 마이어스의 "The Way to Begin" 도 빼놓고 싶지 않은 멋진 곡이었습니다.
(20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