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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활동을 한다는것...디스코그래피의 통과제들 (2)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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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활동을 한다는것...
디스코그래피의 통과제들 (2)





'통과제'라는 타이틀로 연재를 한 것이지만, 사실 이번 글(2)에 나오는 종류의 앨범들은 필수적으로 만드는 경우가 그다지 많지는 않네요. 대충 이런 스페셜 앨범을 만드는 사람들도 있었다...라는 정도로 감안하면서 읽어주시길.


4. 스페인어 앨범


북미사람들에게 남미란 참으로 독특한 느낌으로 남는 곳입니다. 일단 같은 땅덩어리에 있지만 문화적인 교류가 거의 없고, 내륙쪽으로 가서는 말도 안통하니까요. 친근감과 이질감이 공존한다는 측면에서 대충 캐나다와 비슷한 처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캐나다 일부는 불어를 사용하니까 비슷하게 봐도 큰 무리는 아니에요.


하지만 캐나다와 본질적으로 틀린 것이 있지요. 남미지역 태반이 아직도 경제난을 겪고 있다는 점이지요. 따라서 스페인어 앨범은 선교적인 측면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해당 아티스트가 스페인어에도 능통해야 하지만 필수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어짜피 노래를 부르는거니까요. 여기에 의사소통의 능력까지는 필요없죠.


물론 스페인어를 쓰는 유럽대륙을 대상으로 하면 사정은 더욱 다르죠. 하지만 스페인어 앨범은 그들보다는 확실히 남미지역을 위한 것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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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와 90년대 초반에는 이런 스페인어 앨범이 참으로 많이도 만들어졌죠. 스티브 그린, 패티 카브레라, 샌디 패티, 크리스탈 루이스.. 등등.


물론 스페인어 앨범은 해당 아티스트의 노래를 스페인어로 가사를 바꿔 리메이크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선곡은... 일종의 컬렉션처럼 좋은 노래들을 선별하고요


어떨때는 그 가수의 곡들을 타이틀로 하여 그냥 다른 콰이어가 스페인어 리메이크 앨범을 만들기도 했죠. 하지만 요즘엔 다소 그 열풍이 줄어버린 듯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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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새로운 양상을 가져온 것은 남미 출신 라틴계 아티스트들의 등장이었습니다. 물론 그 서두는 팝계에서 시작되었지요. 라틴계 가수들의 위상도 점점 높아지게 되었고요.

크리스천 진영에서는 첫 앨범부터 스페니쉬 곡을 하나씩 첨가했던 제키 벨라스퀘즈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후의 앨범에서도 이를 지속하더니 결국 [Mi Corazon]이라는 스페인어 창작 앨범을 아예 따로 하나 만들기까지도 했고, 이후로 라틴 팝 시장에서의 입지도 돈독하게 다져졌죠.


게다가 라틴 음악 자체가 주류로 흘러들면서 (살바도르나 불랩투 캐쉬미어), 오히려 '스페인어 번안 앨범'을 만드는 것이 유별난 호들갑처럼 여겨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자국 사람들에게는 섭섭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오히려 그들의 '문화자체'가 대중 미디어의 수면위로 떠오르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순작용이 아닐까 싶네요. 남과 북의 데땅트 분위기에도 한 몫할 것이라는 기대감들도 클테고요



5. 어린이 앨범


크리스천 음악에 있어서 중요한 테마로 '가족'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버지, 혹은 어머니인 아티스트들이 아이들을 위한 췰드런 앨범을 만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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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앨범은 스페인어 앨범과 함께 비교적 선교의 측면에 무게를 둔 아티스트들이 많이 만들었습니다. 스티브 그린, 마이클 카드, 샌디 패티.... 아무래도 소품의 느낌이 짙은 앨범들이었죠.

그 형태들도 다양했어요. 일단 아이들이 듣기 쉽도록 뮤지컬 형태의 앨범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마이클 카드같은 경우는 자장가 앨범을 만들기도 했지요.


그중 샌디 패티의 [Friendship Company] 시리즈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뮤지컬 형식의 앨범임에도 앨범 안의 곡들이 워낙 괜찮았기에 성인팬들도 좋아했던 앨범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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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들이 만드는 어린이 앨범과는 별도로 프로젝트 앨범들도 많았습니다. 하기야 어린이 앨범에 필요한 것은 아이디어이지, 아티스트들의 스타성이 아니니까요. 80년대에는 솔티 시리즈가 대표적이었죠.

이 부분의 균형이 잡히면서 최근에는 아티스트들의 어린이 앨범 제작이 꽤나 줄었습니다. 아니, 아티스트들의 음반이 줄었다기 보다는, 조직적으로 구성된 어린이 앨범들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지요. 아티스트의 팬들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그 아쉬움은 어쩌면 어른들만의 것일 수도 있어요. : )


물론 여기에는 대폭적으로 발전된 비디오의 영향도 컸습니다. 베지테일 시리즈는 그 이점을 최대한 살린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죠. 어린이 앨범이 이런 경로로 발전한 것은 사실 예견된 수순이었습니다.



6. 워십/찬송가 앨범


앨범으로 까지 만들어지지 않는다 해도 찬송가는 종종 여러 가수들의 음반에서 축의 역할을 하며 삽입이 되어왔습니다. 사실 한장의 찬송가 앨범이 따로 만들어지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았어요. 크리스탈 루이스, 포 힘의 찬송가 앨범 정도가 기억에 남는 앨범이라고나 할까요? 에미 그랜트의 이번 앨범도 따지고 보면 참으로 드문 경우죠.


오히려 여러 가수들이 참여한 옴니버스 앨범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더 많았죠. 로렌 발먼의 [Our Hymns]는 참여 가수들의 스타일을 그대로 증폭시킨 수작이었고, 스패로우의 옴니버스 [Hymns & Voices] 같은 앨범은 국내 기획사에 의해서 앨범전체가 번안되어 리메이크가 만들어지기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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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다소 비슷한 맥락으로 워십앨범을 들 수가 있는데, 워십앨범이라는 컨셉이 디스코그래피상에서 독특하게 보였던 것은 역시 크로스오버가 중흥기에 이른 80년대 후반, 90년대 초였습니다.


이때의 워십앨범은 교회에서 애창되는 찬양들의 리메이크라는 형태에 의의가 더 컸죠. 페트라의 'Petra Praise' 시리즈는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 외에도 일반 음악계로 크로스오버를 시도했던 아티스트들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이런 느낌은 더욱 두드러졌죠. 마이클 스미스의 워십 앨범, (찬송가 비중이 더 크지만) 에미 그랜트의 앨범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고요.


하지만 이 경계는 꽤나 흐려졌습니다. 그 주 원인은 역시 모던워십입니다. 이제는 한 가수의 음악이 교회에서 보편적으로 불리는 찬양으로 이식되는 일도 잦아지고 (또 기간도 짧아졌고), 찬양에 담긴 복음의 메시지도 충분하게 보편성을 갖고 있다는 의견들이 중론이 되면서, 아예 음악 활동을 '모던워십'으로 확고하게 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아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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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가 안가신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시길.

만약 머시미나 딜릴리어스가 새 앨범 발표를 앞드고 '이번 앨범은 예전과 다른 모던워십 앨범으로 만들었습니다'라는 얘기를 한다면, 아마 우리는 혼란스러워 할겁니다. 이전까지도 그들의 앨범은 워십앨범이었으니까요.

물론 그 앨범들의 수록곡이 대부분 창작곡이긴 했지만, 우리는 묵시적으로 그들의 음악을 '워십'이라는 범주안에 두어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레베카 세인트 제임스나 카티너스의 워십 앨범을 보고 이전 앨범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이 경우에는 기존 찬양의 리메이크가 많은 것이 특징이지만, 그런 기준보다도 아티스트 자신이 앨범의 방향을 이렇게 잡았다는 컨셉이 더 우선하니까요.

위에서 '경계가 흐려졌다'고 함은 모던워십의 범주에 해당하는 아티스트들이 대폭 늘어났다는 의미였습니다. 이제 모던워십이라는 음악자체가 컨템퍼러리 크리스천 음악의 주류로 떠오른 것이지요.

만약 벤자민 게이트나 브라이드 워십음반을 만든다면 여전히 새로운 뉴스이겠지요. 하지만 워십음반 자체가 이미 그들의 본령이 되어버린 아티스트들이 정말로 많아졌기에 그 참신함은 점점 희석될 겁니다.


(20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