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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기타 ETC

[Chasing Papi] (2003)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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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이싱 파피 [Chasing Papi]  

출연 : Roselyn Sanchez, Sofia Vergara, Jaci Velasquez, Eduardo Verastegui

감독 : Linda Mendoza

(2003/20th Century Fox)


전형적인 라틴 미남이자 인텔리인 토마스 판테스는 세명의 여자와 사귀고 있습니다. 마이애미에서는 정열적인 성격의 씨씨, 시카고의 인텔리 변호사인 로렌나, 그리고 뉴욕 부호의 딸인 패트리샤.


하지만 토마스는 단순한 바람둥이가 아닙니다. 그는 세 여자 모두에게 각별한 애정을 느끼고 있거든요. 그리고 세 여자 모두에게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고요. 이런 죄의식은 그를 강하게 짓눌러서 결국 정신과 처방까지 받게 합니다.


하필이면 그가 살고 있는 LA에 동시에 세여자가 나타나게 되고 이들과 맞닥뜨린 토마스는 놀라서 실신합니다. 처음에는 그의 애정행각에 분노한 세 여자는 일단 그를 호텔로 옮기고, 그가 정신을 차렸을때 선택하는 여자가 자신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씨씨의 자동차에 실린 돈가방때문에 갱단과 FBI까지 이들의 모험에 끼어들게 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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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극장개봉되었지만 박스 오피스 10위권 내에도 들지 못하고 사라진 영화입니다.


물론 국내에서는 개봉없이 DVD로 즉시 출시 되었지요. 유치한 플롯도 눈에 띄지만, 그전에 제작진과 출연진이 거의다 라틴계라는 것도 특색으로 두드러져 보이는 영화입니다.


스토리 라인만 보면 별로 기대할만한 영화는 아닌데... 뭐 사실입니다. 길지 않은 러닝타임동안 화면을 채우는 것은 뻔하디 뻔한 스토리에 개연성 없는 진행, 유치한 유머뿐입니다. 중간중간에 박장대소를 할만한 장면이라도 잘 삽입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런것도 별로 없고요.


한 바람둥이 남자에게 매달린 세 여성이라는 설정도 꽤나 한심해 뵙니다. 물론 최근에 나온 영화이니만큼 세 여자와 한 남자의 관계가 꽤나 또릿또릿해 보이긴 합니다. 세 여자의 개성이 두드러지니까요. 여기에 무작정 바람둥이도 아닌채 죄의식을 느끼는 주인공의 모습도 조금은 독특하고요.


하지만 설정의 변화는 별로 성공적이지 못합니다. 개성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만든 세 여자의 캐릭터는 너무나 오버이고, 죄의식으로 눌린 플레이보이 주인공의 밍숭맹숭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동정보다는 그야말로 짜증만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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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페미니스트들이 본다면 열불 낼만한 설정을 무마하기 위해 끼어넣는 설정들도 눈에 띄긴 합니다. 얼떨결에 미인 대회에 참가한 로렌나의 연설이라던지, (너무 뻔하긴 하지만) 엔딩에서의 결론 같은것들 말이죠.


그러나 너무 노골적이고 억지로 끼워넣어지는 장면들의 메시지를 그냥 순수하게 받아들이긴 힘듭니다. 취지는 알겠지만 전체적인 영화의 흐름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거든요.


남미 특유의 요란하고 열정적인 분위기와 슬슬 깔리는 라틴 음악들로 남다른 영화를 만들어 보려고는 하지만 그 역시 미약합니다.


이런 분위기의 절정을 마련하기 위해서 클라이 막스 장면의 댄스신을 만들긴 했는데... 안타깝게도 이 장면은 영화중에서 가장 개연성이 없는 장면입니다. 세 여자가 무대에 올라갈 이유가 전혀 없었거든요. 그야말로 눈요기를 위한 설정에 다름 아닙니다.


라틴 미녀 세명이 등장하는 영화이니 이런 장면들로 화려한 때깔을 입히고는 싶었겠죠.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은 주저와 어설픔으로 연결된 동떨어진 화면빨 뿐입니다. 필요없는 장면이라고까지는 말못해도 좀 더 재밌게 만들 수는 있었어요.



차라리 종종 등장하는 실사와 애니메이션과의 결합이 더 독특해 보였어요. 과장된 농담이긴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던 토마스가 보는 환영들도 웃겼고요.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영화의 전반부만을 잠시 장식할 뿐입니다. 결국 짜증나는 캐릭터이긴 했지만 남자주인공의 어설픈 모습이 나올때 그나마 제일 나았던 셈이죠.


또 중간에 세 여주인공이 꾸는 꿈에서의 환상들도 약간 색달랐고요. 하지만 이것이 정말 잘만든 장면들이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하품나는 플롯 가운데 약간의 변주를 주었기 때문에 독특해 보이는 것인지는 장담 못하겠습니다. 아무래도 후자같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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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영화를 본 이유가 패트리샤 역을 맡았던 재키 벨라스퀘즈 때문임은 말할 필요가 없겠죠.


독립을 원하는 부잣집 딸로 나오는 벨라스퀘즈는 캐릭터 자체가 약간 정떨이지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차라리 나머지 두 배우보다 돌출된 오버는 좀 덜해 보였습니다.


또 출연 배우들 가운데서 제일 또릿또릿한 영어 발음을 구사하는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남미 분위기로 가득찬 영화 속에서 현대 뉴요커의 똑 부러진 발음이 꼭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이 영화를 보면서 애니메이션의 더빙 작업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게다가 오토바이 운전에 라틴 댄스까지... 물론 배우라면 몸소 해야할 장면들이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잘 아는 '가수' 벨라스퀘즈가 이런 모습들을 보는 것은 확실히 독특한 경험이었죠. 여자 주인공 셋중에서 가장 어려서 그런지 남자 주인공과 키스하는 장면도 안나옵니다. ^^;


(만약에 생각이 있다면) 다음에는 좀 진지한 영화에 출연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첫 영화였기에 지나치게 무거운 영화에 출연하긴 좀 그랬겠지만, 고만고만한 배우들 사이에서 연기 경험이 없는 배우의 처녀작치고는 그럭저럭 제 몫을 해냈어요.



:: MOVIE STIL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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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


PS 1: 엔딩 크레딧과 함께 올라가는 재키 벨라스퀘즈의 노래 "I don't Need a Man"은 그녀의 2003년 앨범 [Milagro]에 있는 곡인 "No Hace Falta Un Hombre"의 영어버젼입니다.


PS 2 : 라틴 댄스 신에서 스테이지를 이끄는 밴드의 보컬은 다름아닌 쉴라 E 입니다. 80년대에 프린스와 함께 활동했던 그녀는 크리스천임을 고백한 뒤 디아스포라 공연때 내한하기도 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