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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기타 ETC

[Left Behind the Movie] (2001)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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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트 비하인드 [Left Behind the Movie]

출연 : Kirk Cameron, Brad Johnson, Janaya Stephens, Gordon Currie, Chelsea Noble

감독 : Victor Sarin

(2001/Cloud Ten Pictures)



일단 원작이 되는 소설 이야기를 해야겠군요. [Left Behind]는 신앙 월간지 무디의 편집장이었던 제리 젠킨스와 목사인 팀 라헤이가 1996년부터 공동집필한 연작 소설입니다. 환난을 다룬 소설들은 이미 많이 나온적이 있기에 이 시리즈는 처음엔 그다지 큰 관심을 모으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총 12권의 시리즈로 계획된 이 책은 편을 거듭할 수록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3권인 [Nicolae]가 나올때 쯤에는 미국 서점의 일반매장에도 스탠디 진열이 될 정도로 베스트 셀러가 되었습니다. 그 인기의 비결은 역시 장편소설에 담을 수 있는 세부적인 묘사와 '만약'이라는 가정에 잘 부합하는 작가들의 상상력 덕택이었죠. 최근에는 그 10번째인 [Remnant]가 발간되었고요.


이 [Left Behind] 신드롬은 곧장 영화로 이어졌습니다. 다만 적절한 제작사가 없었어요. 일단 스토리의 성격상 엄청나게 방대한 스토리가 될 것이 뻔했고, 그러다보면 물량투입도 넘쳐 날것이라는 예상때문이었죠. 그러던중 1999년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 [오메가 코드 (The Omega Code)]가 개봉을 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크리스천 독립 영화들의 붐이 일기 시작했지요.


결국 이 소설의 영화화는 저예산 공상과학 영화의 산실인 캐나다 영화계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경험없는 감독인 빅터 사린과 왕년의 틴에이지 스타였던 커크 카메론을 위시하여 대부분 티비 탤런트들을 기용해 만든 [Left Behind]는 2001년 극적으로 스크린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전 세계에서 대규모의 실종사건이 벌어집니다. 눈앞에서 옷가지만을 남긴채 홀연히 사라진 사람들로 인해 전 세계는 전례없는 패닉상태에 빠지죠.


아내와 아들이 사라진 비행기 기장 레이포드 스틸은 역시 남은 딸인 클로이와 함께 이 실종사건이 성경에 언급된 '환란'과 관련이 있다고 확신하게 되고, 목사인 브루스 반스를 만나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합니다.


한편 이스라엘의 불모지를 옥토로 바꾸는 화학공식을 발명한 과학자 카임 로젠바이크를 취재하던 기자 버크 윌리암스는, 그의 공식을 노리는 세계의 정치가들과 재력가들에게서 로젠바이크를 보우해주기로 한 루마니아 출신의 젊은 정치가 니콜라이 카파시아를 만나게 됩니다.


카파시아의 후원을 맡은 재력가 조나단 스톤걸과 조슈아 타드코스랜은 니콜라이를 이용하여 무적의 권력을 손에 넣을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카파시아가 또 다른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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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반에 싼티가 절절히 흐르는 [Left Behind]는 스토리 흐름의 압축까지도 실패했습니다. 아무리 열두권 시리즈중의 첫 권이라 할지라도 이 책은 만만치 않은 분량이었어요. 따라서 영화화될때 내용의 축약은 당연한 절차였죠.


그러나 윌리엄스의 모험과 스틸 부녀의 회심을 오가는 스토리는 어디에도 안주하지 못합니다. 이러다보니 중요하게 다뤄져야할 레이포드 스틸의 회개는 아무리 봐도 미심쩍습니다. 소설속에서의 스틸은 가정에 대한 회고, 그리고 반스 목사의 이야기를 통해 점차로 복음에 대한 마음을 열어가지만, 영화판에서는 완고한 고집쟁이가 어느 순간 눈물을 절절 흘리며 기도를 하고 있으니 당황스러울 수 밖에요.


GNN (-_-;) 기자인 버크 윌리엄스의 경우에도 사정은 다를바 없습니다. 스토리 축약을 위해 애를 쓴 흔적은 보여요. 예를 들어 윌리엄스의 정보제공자인 더크의 죽음을 경찰이 조사하는 것에서, 윌리엄스가 직접 하는 식으로 바꾸거나 몇몇 인물들은 아예 과감하게 삭제를 해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모자라요. 여전히 사건은 지나치게 빨리 전개되고, 그 바람에 몇몇 주요 인물들은 중요한 인물임에도 너무나 가볍게 처리됩니다. 후에 카파시아의 아내가 되는 헤티같은 인물들이 그 예이지요.



연작의 첫 시리즈라는 점도 큰 약점입니다. 원작대로 이 영화의 결말은 UN 회의실에서 카파시아가 적그리스도의 본성을 드러내면서 전 세계의 대표자들을 자기 휘하로 만들어 버리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사실 이건 원작을 따라간 수순일 수 밖에 없긴 해요.


하지만 다음편이 예고된 책과는 달리 영화판에서는 참으로 뒷끝이 좋지 않습니다. 결말이 비극적이어서라기 보다는 그 비극적인 결말을 위해 달려온 과정의 개연성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죠. 능글맞으면서도 당찬 쇼맨쉽으로 UN의 대표자들을 사로잡았던 소설속의 노련한 카파시아와는 달리 영화의 카파시아는 무슨 자아도취에 빠진 왕자병 환자 같습니다.


게다가 세계 대표들을 사로잡는 카파시아의 최면도 굉장히 속성으로 묘사되어 버리고요. 그러다 보니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는지 갈피도 안잡히는 상황에서 결론이 나버리고 맙니다.



결국 이 영화에서는 모던 크리스천 픽션의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만들었다는 의의 이상의 것을 찾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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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치 못한 예산이 가장 큰 원인이었겠지만, 분명 감독과 각색자들이 조금만 더 영리했거나 노력했더라면 이것보다는 충분히 나을 수 있었어요.


배우들도 역시 그저 그렇습니다. 연출의 힘이 없다보니 연기도 뭔가 허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게다가 여러명의 등장인물들 사이를 오가는 내용이다보니 한 배우에게 집중하기도 힘들고요.



알려진대로 사운드트랙에 참가한 가수들 몇명이 카메오 등장을 합니다. 제가 알고 있던 이들은 UN 경비원으로 나오는 클레이 크로스와 그룹 제이크의 펜너 3형제들이었는데, 레베카 세인트 제임스와 밥 칼라일도 얼굴을 비추네요. 칼라일은 짧은 대사까지 하고 들어갑니다.


사운드트랙 참가자는 아니지만 T.D 제익스 주교가 꽤 중요한 인물인 빌링 목사로 나오기도 합니다. 비록 비디오 테입에 남겨진 모습으로 나오지만요.


엔드 크레딧에서는 브라이언 덩컨과 샤인 MK 가 함께 부른 동명의 주제가가 흐릅니다. 그러나 비극적인 결말의 뒤안에서 갑자기 터져나오는 댄스곡은 아무리 봐도 안어울리더군요.



2편인 [Tribulation Force]가 10월중에 비디오로 (물론 미국에서) 출시 됩니다. 전편이 성공적이었다면 2편도 극장개봉이 가능할 수 있었겠지만, 이미 만들어진 1편의 조악함을 생각하면 어림도 없는 소리죠. 2편 부터라도 질이 점점 나아지길 바래야 할 듯 해요.


:: MOVIE STIL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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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


PS1 : 제가 본건 국내 출시본이었습니다. 출시되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놀라웠어요. 이름도 없는 회사에서 배포한듯 하더군요. 화질도 안좋았고요.


그러나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어색한 글자체로 보여지는 자막들이었습니다. 어느 정도냐면... 일단 자막만으로는 스토리의 파악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오역은 기본이고 어지간한 대사들은 마구 생략을 해버렸으니까요.


리스닝에 능통하지 않더라도 알아차릴만 합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보죠.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자막상으로) 이름이 기본 두 개 이상입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지요. 같은 이름이 나올때마다, 발음이 헷갈려서 번역자가 다른 이름들로 표기한 것입니다. (아니면 같은 이름인건 아는데 앞에서 뭐라고 표기했었는지 까먹었다던가요. -_-;)


제일 많은 이름을 갖고 있는 등장인물은 카임 로젠바이크에요. 자막으로 그는 '로슨바이크', '라젠슨', '로슨바'..대충 이런 이름들로 불리웁니다. 극중 미국발음으로는 모두 'Rosenzweig'라고 부르고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PS2 : 국내 출시 정보를 제보(?) 해주신 안은주님께 감사를. 그 덕분에 거의 3주만에 비디오 가게를 들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