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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기타 ETC

Frank E. Peretti [Piercing the Darkness] (198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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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 E. Peretti
[Piercing the Darkness]
[보이지 않는 전쟁]


(1989/Crossway)




천사들이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This Present Darkness]의 무대가 되었던 애쉬턴에서 조금 떨어진 베이컨스 코너란 동네입니다. 뉴에이지 집단은 이 곳에 오메가 센터라는 곳을 세우고, 마을사람들은 이곳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정신개량이 되어 갑니다.


오메가 센터의 교육을 받으며 청년시절을 보낸 샐리 로는 명상을 통해 만난 영과 강제로 대화를 하던 도중 자신의 어린아기를 익사하게 만듭니다. 도망자가 된 샐리는 오메가 센터의 음모를 폭로하려고 하지만, 오메가 센터 역시 그녀를 죽이기 위해 자객을 보냅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샐리는 오메가 센터의 비리를 폭로한 편지를 보내는데, 그 편지는 [This Present Darkness]의 주인공이었던 마샬 호간에게 보내지는 것이었습니다. 호간은 버니스 크루거와 함께 샐리를 구하기 위해 사건에 뛰어들죠.


물론 여기에는 전편에서 활약했던 천사장인 탤을 위시한 천사군대와 악마들이 벌이는 영적전쟁도 함께합니다. 전편에서 도망친 악마 스트롱맨까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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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resent Darkness]에 대한 리뷰를 쓸때 소설의 플롯이 다소 방만하다고 한적이 있었죠. 프랭크 페레티도 그것을 느꼈나 봅니다. [Piercing the Darkness]는 3년뒤에 나온 속편임에도 재미로 느낄 수 있는 스케일은 오히려 축소되었습니다.일단 배경인 베이컨스 코너부터 전작의 무대였던 애쉬턴과 비교하자면 훨씬 작은 마울이죠.


더 독특한것은 소설의 진행자체가 완전히 방향을 틀리게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편은 여러 등장인물들이 열린 플롯을 각자 따라가는 스릴러 물이었지만, [Piercing..]은 주인공인 샐리에게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특히 중반부 샐리가 오메가 센터로 잠입해 조사를 하는 장면에 이르게 되면 완전히 탐정 수사물같은 분위기가 되죠.


캐릭터 머리수의 축소가 이야기를 몰입할 수 있게 하지만 실상 플롯은 더 정교해졌습니다. 게다가 샐리의 회상이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마련해주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도 과거와 현재를 계속 오가게 되고, 이는 커다란 스케일만큼이나 복잡한 내러티브를 메꿔갑니다.


전작에 비해 천사와 악마들의 싸움도 훨씬 독특하게 진행됩니다. 샐리의 편지를 놓고 펼쳐지는 천사와 악마간의 쟁탈전 같은 장면은 이런 독특함의 극치라고 할 수 있죠. 이 장면에서 천사와 악마들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 편지 봉투를 놓고 그야말로 조용한 혈전을 벌입니다. 결국 칼끝으로 봉투를 날려 우편함으로 집어넣는 천사팀(!)의 승리로 끝나고요. 말그대로 하키 경기라도 한판 벌이는 그런 분위기죠.


이렇듯 [This Present Darkness]가 영적전쟁의 배경에 대한 일종의 파일럿 에피소드 역할을 해주었다면 [Piercing the Darkness]는 이를 발전시켜 새로운 아이디어에 전작의 배경을 집어넣은 셈입니다. 게다가 페레티 자신도 전작에서의 시행착오를 많이 경험했는지 구성도 훨씬 치밀해졌어요.


또 개인의 영적회복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도 샐리 로의 회개는 큰 공감을 줍니다. 전작의 호간과는 달리 샐리는 뉴에이지 무브먼트의 중앙에서 아픔을 겪었던 사람이니까요. 위기가 닥쳐오는 위태한 상황에 놓인 사람보다는, 위기를 겪고 다시 일어나는 사람에게 더욱 큰 감동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이를 바탕으로 더욱 다양한 이야기들을 펼쳐나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하지만 페레티는 92년 [The Prophet]으로 크리스천 스릴러 분야의 새로운 시도를 시작하죠. 결국 천사들과 악마들의 전쟁 시리즈는 이 두권으로 일단락 되었습니다.


(20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