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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비디오 VIDEOS

Michael W. Smith "Secret Ambition" (198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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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ector : Stephen Yake (1989/Reunion)


유명한 크리스천 토크쇼인 [Fire by Nite]란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했던 이 프로그램은 각계의 크리스천 명사들을 초청해서 얘기도 듣고, 뮤직비디오, 스킷 콩트등으로 구성되어 크리스천 청소년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었죠. 이후에 이 프로그램의 아류들도 많이 나왔고요.


1989년, [Fire by Nite]는 리유니언 레코드사의 아티스트 네명에게 이 프로그램을 위한 뮤직비디오 제작을 맡기고, 공동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이때 선정된 아티스트들이 마이클 W 스미스, 베이시스트였던 릭 큐어, 부부듀엣 블리스 블리스의 멤버이기도 했던 르네 가르시아, 그리고 97년 타계한 리치 멀린스 이렇게 네 사람이었지요.


프로덕션 감독이었던 스티븐 예이크는 이들의 뮤직비디오를 직접 감독했습니다. 마이클 W 스미스의 뮤직비디오는 그의 앨범 [i2(eye)](1988)의 수록곡이었던 "Secret Ambition"과 "I Miss the Way"이었지요. [Fire by Nite]를 통해 알려진 이 뮤직비디오들은 순식간에 유명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크리스천 뮤직 비디오의 전형으로 알려져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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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Secret Ambition"은 당시의 시선으로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를 하이라이트로 보여주는 이 뮤직비디오는, 공생애 후반에 겪는 갖은 고초를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고, 스미스의 강렬한 사운드에 힘입어 이런 쇼커효과는 더욱 가중되었지요.


 
이 비디오의 독특함은 원색적인 프로덕션 디자인에 있습니다. 마치 만화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듯, 당시의 사람들이 입고 있던 옷들은 죄다 빨갛거나 파란색처럼 원색의 옷들로 맞춰졌고, 희디흰 도료로 칠해진 건축물들... 심지어 예루살렘 입성때 사람들이 들고 있던 종려나무 가지의 녹색도 눈에 확 띌 정도에요. 물론 예수님이 흘리시는 피의 붉은색은 말할 것도 없지요.


날씨는 어떻고요. 대배분의 진행은 구름하나 없어보이는 오클라호마의 원광이 내리쬐는 날씨에서 로케이션 되었고, 골고다로 끌려가는 시점부터는 너무나 대비될 정도로 필터링 하나 없는 어두움으로 일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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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예이크의 의도적인 디자인이었는지, 아니면 그야말로 급조 -이 비디오는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8개의 뮤직비디오들중 하나입니다!- 되는 바람에 적당히 '때'를 입히지 못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든 것 하나하나에 임팩트를 주는 결과를 주게 되었습니다. 이 뮤직비디오를 보는 사람들은, (연출의 원숙함과는 별도로) 그 강렬함만큼은 분명 뇌리에 깊이 남길 겁니다.


 
음악과의 배치도 잘 맞아요. 후렴부의 시작에 매번 십자가상에 못박히시거나, 최후의 만찬에서 떡 (물론 여기서는 '빵'이죠.)을 뜯으시는 클립을 순간적으로 보이면서 모든 사역의 기점이, 십자가에서의 죽음을 향해가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죠. 제목처럼 "Secret Ambition"의 해답을 보여주는 셈이에요.


또, 마지막 간주에서 하이라이트 식으로 공생애를 다시 회상하는 것, 그리고 무덤 안에서의 빈 옷자락만으로 여운을 주는 연출도 굉장히 효과적이고 절제의 미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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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세월의 내를 알 수 있게하는 어눌함이 보이지만, 프로덕션 디자인이나 촬영기법등만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지금 보아도 여전히 큰 느낌을 남게 하는 뮤직비디오 입니다.


물론 곡이 주는 강렬함을 등에 엎은 곡이기도 해요. 스미스의 비장미 어린 음악과, 그리고 웨인 커크패트릭과 에이미 그랜트가 만든 서사적인 가사들의 백업이 없었다면 이 뮤직비디오의 완성도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겁니다. 또 크리스천들이 통감할 수 있는 예수님의 사역에 대한 강렬한 깨달음과 각인이 이 비디오를 더욱 감동적으로 만들 수 있게한 주요한 원인이었던 셈이죠.


위에서도 말했지만, 크리스천 뮤직 비디오의 갈래를 이야기할때 이 비디오가 갖고 있는 여러가지 요소들은 늘 교과서적으로 공인됩니다. 서사적 메시지와 신경쓴 프로덕션 디자인, 좋은 음악과 이를 연주한 크리스천 음악계의 메인 아티스트, 락이라는 (적어도 이 비디오가 만들어질때까지는) 통념시 되지 않았던 장르...


이후 스티븐 예이크는 페트라, 카맨등의 뮤직 비디오를 만들면서 본격적인 크리스천 뮤직 비디오 감독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됩니다. 이 비디오와 같이 만들어진 "I Miss the Way"는 도브상 단편 뮤직비디오 부문을 수상하기도 하고요. 아무튼 앨범과 함께 시대를 뒤흔든 뮤직 비디오였던 셈입니다.




(2002/03)


PS : 리유니언은 [Fire by Nite] 프로덕션으로 만들어진 이 4명의 뮤직비디오를 모아 [Two X 4]라는 컨셉 홈비디오를 출시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공식적으로 구하려는 매니아들이 많았지요. 아마 그 태반은 "Secret Ambition"을 노렸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