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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찰리 피콕 Charlie Peacock [Full Circle : A Celebration of Songs and Friends] (2004)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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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ed by
Charlie Peacock, Sam Ashworth, Richie Biggs, Brent Brougeois, Todd Collins, Scott Dente, Taylor Harris, Mark Heimmerman, Tony Miracles, Dan Muckala & Jon Foreman

(2004/Sparrow)



= 찰리 피콕의 신작 [Full Circle : A Celebrations of Songs and Friends]는 제목 그대로 홈커밍 파티야.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찰리 피콕의 음악을 매개로 한자리에 모였거든.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아티스트들은 각각의 연관과 친분으로 자리를 메꿨는데, 애런 스미스나 지미 어벡, 마이크 로우처럼 초기 활동의 동역자들도 있지만, 아발론이나 마가렛 벡커처럼 프로듀서/아티스트로 인연을 맺은 아티스트들도 있고... 암튼 다양하지.



- 식스펜스 넌더리쳐나 (머씨미의) 바트 밀라드, 디씨 토커 세 사람, 새러 그롭스 같은 경우는? 이 사람들이 찰리 피콕과 같이 작업한 적이 있나?



= 그래서 '친분'이라고 한거야. 음반작업에서 찰리 피콕과 큰 관련이 있는 사람들은 아니지. 아마 친한 동료들로서의 참가정도로 보면 되지 않을까.


그래도 디씨 토크 같은 경우에는 피콕의 노래 "In the Light"의 리메이크때 같이 노래를 불렀으니 전혀 관련이 없는 것도 아니고. 새러 그롭스의 참가가 의외같아 보이지만 올해 나온 앨범 [The Other Side of Something]의 프로듀서를 피콕이 맡았고, 이전부터 내시빌쪽의 포크필드에서 우애가 돈독했으니 전혀 의외가 아니야.



- 앨범 구성은 전형적 컬렉션 앨범이네. 수록된 13곡중 11곡은 찰리 피콕이 이전에 발표했던 곡들이고, 여기에 두 곡의 새로운 노래...



= 사실 "Every Heartbeat"는 피콕이 부른 노래가 아니긴 하지. 하지만 이 앨범처럼 '리메이크' 컬렉션으로 만든다면 꼭 수록할만한 노래이긴해. 노래를 불렀던 에미 그랜트 덕분에 이 곡은 아직도 찰리 피콕의 곡들중 가장 빌보드의 상위권에 올랐던 노래로 기록되고 있거든.


물론 이 앨범은 단순한 컬렉션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어. 언급했다시피 앨범의 수록곡들이 모두 새롭게 녹음되었거든. 모든 곡에 찰리 피콕이 보컬로 참가했지만, 대부분의 보컬리드는 게스트 아티스트들이 '그들만의 스타일'로 리메이크했어.


이점이 이 앨범의 강점임은 당연한거고. 다양한 장르의 음반들을 프로듀싱 해왔던 찰리 피콕이지만, 이번에는 아티스트로서의 찰리 피콕을 여러 스타일의 가수들이 재해석 했으니까. 굉장히 아름다운 역습(?)처럼 보이지 않아?



- 하지만 그점때문에 찰리 피콕의 노래들에 대한 회고의 느낌이 좀 약해보여. 웬지 곡들이 친숙하지 않거든. 이렇게 친숙하지 않은 곡들을 리메이크하다보니 각 아티스트들의 독특한 기량과는 별도로 찰리 피콕의 느낌이 많이 지워지는것 같지 않아? 좀 더 잘 알려진 노래 위주로 리메이크 되었다면 이런점이 보강되었을텐데.



= 음반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찰리 피콕이 힛트 싱글들을 달고 다니는 아티스트는 아니니까. 잘 알려진 노래들의 리메이크였으면...하고 바라지만, 실상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찰리 피콕의 힛트 싱글들이 얼마나 되지? "In the Light", "One Man Gets Around", "Monkeys at the Zoo"같은 노래들이 들어가있는 앨범에서 레퍼터리의 선택이 친숙하지 않다고 말하는건 억지야.


오히려 이 앨범의 수록곡 중 일부만 친숙한 사람은 거의 없을걸. 매니아 특유의 성향으로 거의 모든 노래가 반가운 사람, 아니면 이 분야의 음악에 큰 관심이 없어서 찰리 피콕을 잘 모르기때문에 거의 모든 노래가 낯선 사람...이렇게 두 부류로 갈릴거 같은데.



- 그런가. 그렇다면 리메이크 앨범으로서 이 앨범은 어때?



= 가히 최상의 완성도지. 리메이크 곡들중 일부는 노래를 부른 아티스트들의 성향에 맞게 배정되었지만, 어떤 곡은 전혀 매칭이 안되는 아티스트에 돌아가기도 했어. 하지만 이런 배정에 관계없이 각 아티스트들은 스타일에 맞는 변용을 잘 이뤄냈지.


활발하고 생동감있는 "In the Light" 같은 노래가 새러 그롭스에게 돌아간건 독특하지만 필 케이기의 기타와 벨라 플렉의 벤조 연주에 힘입어 더 넉살좋게 새러 그롭스 다운 스타일로 리메이크가 되었어.


반면 "One Man Gets Around"같은 노래는 리메이크를 한 토비맥에게 딱 맞을만한 음악이지. 물론 그 리메이크는 정말 토비맥답게 이뤄졌고. 첫소절의 세계의 지역 이름들을 흥얼흥얼 읊는 부분을 랩으로 멋지게 컨버젼 했잖아.


한편으로 새러 메이슨이 부른 "The Way of Love"같은 노래는 원곡의 느낌을 충실히 살린 리메이크라고 할 수 있지. 물론 보컬이 여자로 바뀐거 자체가 큰 전환이긴 하지만.



- 앨범이 좀 컸어야 했지? 아무래도?



= 그렇지. 어짜피 힛트송 컬렉션이 아니라면 아티스트들에게 레퍼터리 분산을 시켜서 2장짜리 CD정도로 나와도 되었을 법했어. 방만한 구성을 지양하려는 의지였겠지만 그래도 20주년 앨범인데...



- 그래. 한장은 신곡+원곡 CD로 하고 한 장은 이 음반과 같은 구성으로...



= 그런데 사실 이번 앨범의 신곡은 그다지 느낌에 강하지가 않아. 구성면에서 리메이크 곡들이 워낙 들을거리이다 보니 대비효과가 두드러진 탓이 커. 개인차일 수도 있겠지만 노래들이 재구성 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모든 노래들이 신곡같아 보이니까.


바꿔 말하자면 결국 앨범 전체에 들을거리가 넘친다는 의미로 봐도 되겠지. 일류급의 아티스트들이 정말 격식없이 한데 모여 스스럼 없이 보여주는 음악적 성찬이니까.


이러다보니 신곡만을 따진다면 찰리 피콕의 다음 스튜디오 프로젝트를 더 기대하고픈 맘이야.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2004/07)


PS : 이 앨범의 자켓은 지미 어벡이 그린 그림입니다. 원래 피콕의 앨범 [Lie Down in the Grass]의 커버로 사용되었던 그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