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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레베카 세인트 제임스 Rebecca St. James [Wait for Me - The Best from] (2003)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9.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Matt Bronlewee
(only for new recordings)

(2003/Forefront)




레베카 세인트 제임스는 90년대 중반 틴에이지 싱어들의 러시에 물꼬를 튼 아티스트입니다. 이런 대로를 텄다는 것만으로도 이 사람이 차지하는 위치는 중요하죠.


하지만 [Transform]의 리뷰에서도 얘기한적 있듯이 제임스 자신은 정작 그 틴에이지 음악의 전형에 별로 오래동안 있지 않았습니다. 10대 후반부터 이미 나이보다는 시류에 맞는 대중성을 따라가며 음악적인 시도를 했거든요.


이때문에 꽤나 급속한 성장을 한 아티스트라는 생각이 듭니다. 틴에이지 싱어 출신이란 에테르는 크지만, 이제 그녀에게서 '앳된' 모습을 보긴 힘들죠. 물론 데뷔당시에도 나이에 비해 꽤나 고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요. 전 아직도 재키 벨라스퀘즈를 보면 틴에이지 시절의 자취를 느끼지만 이 친구한테선 아니에요. 데뷔시기가 겨우 1년밖에 차이나지 않는데도 말이죠.


아무튼 데뷔후 8년이 흘러 제임스도 컬렉션 앨범인 [Wait for Me]를 발표했습니다.


이 앨범의 셀랙션은 어떨까요? 이 부분이 조금 난감합니다. 트랙수가 엄청나게 많거든요. 보통 15곡 정도가 정례인 1CD 컬렉션 앨범에 비해 이 앨범은 18곡이나 됩니다. 게다가 10년도 아닌 8년간 발표한 5장(성탄앨범까지 6장)은 그다지 많은 앨범수도 아니니 체감적으로 트랙수가 정말 과도하게 많다고 느껴질만 하죠. 게다가 제임스는 분명 여성보컬로서 최고의 활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초기 음반들에선 힛트싱글들이 그더자 많은편이 아니었거든요.


여하튼 앨범의 일부는 모범적인 셀렉션을 따랐습니다. "God", "Pray", "Here I am"처럼 초기 앨범을 대표할만한 곡들은 당연히 수록되었고, 최근 앨범에서는 힛트싱글도 많았으니 그 노래들도 충실하게 들어갔고요.


그래도 트랙이 꽤나 남습니다. 제임스는 이 공간을 그나마 조금 덜 알려진 노래들도 아닌, 아예 잘 안알려진 노래들로 채웁니다. "Mirror", "Speak to Me", "Psalm 139"가 이런 노래들이죠.


이건 무슨 의미일까요? 그것은 앨범 발매직전부터 컬렉션에 수록된 노래 한곡한곡에 일일이 자세한 코멘트를 달면서 각종 웹사이트에 홍보를 했던 제임스의 의지반영과도 일맥상통합니다. 한마디로 아티스트로서 제임스 자신이 원하는 곡들을 셀렉션 했다는 뜻이죠.


가수자신이 애착이 가는 곡과 실질적인 힛트싱글이 늘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주 일반론적인 이야깁니다. 그것은 앨범의 부클릿에 빼곡히 담긴 곡들에 대한 제임스 자신의 코멘트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 주는 인상은 약해도 이 곡들만큼은 컬렉션에 수록하고 싶었다는 일종의 의지천명이죠.


이런 셀렉션이 어떤 효과를 거두었을까요? "You're the Voice"나 "Abba"처럼 분명 저력은 있던 힛트싱글들이 제외된 것에 대해 당황스러워 할 팬들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궁극의 힛트 넘버들과, 나름대로 창의적인 선택으로 리스트에 오른 노래들의 믹싱은 적어도 도식적인 컬렉션의 모습은 벗어났어요. 저에게는 꽤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신곡들은 세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풍족하죠. 우선 "I Thank You"와 "Expressions of Your Love" 모두 미들템포 이상의 강렬한 느낌을 주는 곡들입니다. 모던락적인 내음도 풍기면서 '현재 레베카 세인트 제임스의 음악'을 잘 나타내주는 곡이죠. 강렬함은 없지만, 그만큼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곡들이에요. "Expressions of Your Love"에서 함께 보컬로 참여한 크리스 탐린의 등장은 모던 워십과의 접점을 확인시켜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나 사실 팬들로서 반가운 것은 또 다른 트랙인 "Yes, I Believe in God" 일겁니다. 라이브나 비공개 트랙으로 유명했던 제임스의 비공인 타이틀 곡입니다. 이 곡이 앨범에 정식으로 수록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컬렉션은 화제를 이끌어 왔고, 또 그만큼 감동적인 느낌을 주는 곡이기도 합니다.


이 세개의 축으로 컬렉션 앨범은 구성지게 배치되었습니다. 컬렉션으로의 장점이 만빵인 앨범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나름대로 듣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물론 골수 팬들이 갖는 신곡에 대한 기대감도 잘 충족시키는 앨범이고요.


(20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