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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머씨미 Mercyme [Almost There] (2001)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6.
사용자 삽입 이미지


produced by
Peter Kipley

(2001/INO)






머씨미의 노래 "I Can Only Imagine"이 2002년 제33회 도브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 부문을 수상했죠. 대단한 성과였습니다. 신인의 곡이 올해의 노래 부문을 수상한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노래는 워십이라는 장르의 부밍이 한창일때 미국 교회를 중심으로 이뤄낸 위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됩니다.


이렇다보니 사실 "I Can Only Imagine"에 대한 스포트라이트는 수록된 앨범 [Almost There]를 평가할 때 다소의 장애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한 곡의 타이틀이 앨범이나 팀의 이름보다도 전면에 등장한 케이스니까요.


그러나 앨범의 속내를 보기전에 이 '사건'이 갖는 의의를 되새기는 것은 앨범 전반적인 흐름에 대한 형평성 여부를 떠나서 매우 중요합니다. 바로 신출내기 독립그룹의 순전한 고백이 담긴 메시지가 호소력있는 멜로디에 힘입어서 전 미국 교회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는 사실이죠.


머씨미는 이런 흐름이 걸출한 기성가수들에 의해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바로 가수중심이나 마케팅 중심이 아닌 음악중심, 메시지 중심을 통해 이뤄지는 크리스천 음악의 모토에 대한 표본이 된 셈이지요 . 도브상은 일종의 확인 도장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이 노래가 이뤄낸 성과의 가치는 절대로 폄하되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I Can Only Imagine"을 통해 둘러쌓인 주변을 모두 걷어내고 평가한다 하더라도 [Almost There]는 수작인 앨범입니다. 이 앨범에는 오랜 인디활동 기간을 거친 젊은 모던락 밴드 특유의 자신만만함과 자신들의 장르에 대한 여유로움이 한껏 묻어나고 있어요.


일단 리드보컬인 바트 밀라드의 보컬 자체가 여유로움을 한껏 담고 있죠. 팀의 축이 되면서 작곡과 앨범 메이킹, 곡의 구현까지 맡고 있는 이 놀라운 재원의 역량은 다른 멤버들에게도 전이되면서 최고의 수준으로 [Almost There]를 만들어 냈습니다. 독립 활동 기간이 길었던 팀이기에 그 연마의 정도도 다른 것이겠지요.


이런 그룹들에게서 전형적으로 보여지는 음악적인 오밀조밀한 실험성도 돋보입니다. "On My Way to You"의 후반부에서 상승하는 스트링의 연주라던지, "How Great is Your Love"의 보컬 에코잉같은 변주는 곡들의 분위기와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지고요.



보다 더 컨템퍼러리한 느낌이 강한 "I Worship You", "Here Am I" 같은 곡들도 멋지고요. 이런 분위기의 곡들이 대부분 앨범의 초반에 자리잡고 있는 편인 반면, 후반부는 보다 더 심화된 경배와 찬양의 메시지로 들어가지요.


사실 앨범의 후반부에서 체감도가 다소 떨어지긴 합니다. 장르 내에서의 비슷한 반복감이 유지되면서 구성이 약해지는 거죠. 하기야 이것도 동종의 장르 음반들이 거의다 비슷하게 겪는 일이지요. 하지만 이는 바꿔 말하자면 각개의 싱글들이 갖고 있는 힘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미도 됩니다. 앨범 리스트의 연계를 풀고 듣자면 정말 좋은 노래들이 많아요.


"Cannot Say Enough" 같은 곡은 반복적인 가사로 경배와 찬양으로의 이식도 용이한 곡이고요. 하기야 이런 말이 별로 의미가 없군요. 워십의 모던화 만큼이나, 모던 스타일의 곡들도 나름대로의 편곡과 가사축약으로 교회에 들어가고 있으니까요. 이 앨범의 곡들이 어떻게 널리 불리게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요.



그러나 앨범 전체에 대한 만족감이 잦아들고 각개의 싱글들을 떠올리다보면 다시 "I Can Only Imagine"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역시 이 곡이 주는 느낌을 무시할순 없어요. 이 곡의 힛트 ('힛트'라는 표현이 적합하겠습니까만은..)가 사람들에게 남긴 것이 단지 감동적인 리듬이나 멜로디 뿐만이 아니란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확고하게 증명이 될겁니다.


이 곡이 수록되었다는것 자체로도 이 앨범의 가치는 인정받을만 하죠. 물론 그 확장으로 머씨미라는 당찬 신인들의 기량에 대한 가치까지도 충분히 인정받을만 합니다. 앞으로 기대해봐야겠어요.


(20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