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or : Ryan Smith (2005/Reunion)
마이클 W 스미스의 "Healing Rain"은 그의 첫째 아들 라이언이 감독한 두번째 뮤직 비디오입니다. 첫번째 감독작은 아빠의 20주년 앨범에 수록된 "Signs"의 뮤직 비디오였죠.
다작도 아니고 아직 어린 나이기에 라이언 스미스의 연출에서 대단한 무언가를 엿보기는 힘듭니다.
플롯으로 말하기 힘들다면 결국 뮤직비디오는 비쥬얼의 문제입니다. 라이언 스미스는 거칠디 거친 세피아 톤으로 일관되는 화면으로 "Healing Rain"을 만들어 갑니다. 비교적 블러 처리된 푸근한 색감이 엿보였던 전작 "Signs"와는 큰 차이죠.
뚜렷한 화질은 그 직설적인 느낌이 진하게 드러납니다. 마이클 W 스미스를 포함한 등장 인물들의 얼굴 주름까지도 뚜렷이 보일 정도지요.
또 한가지 사소한 것은.... 마이클 W 스미스가 뮤직 비디오 내내 립싱크를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단히 독창적인 연출은 아니죠. 하지만 스미스의 뮤 직 비디오에서 이런 시도는 처음이었고, 슬로우 모션만으로 이어지는 바람에 안그래도 정적인 뮤비의 분위기에 더욱더 정적이고 - 한편으로는 관조적인 분위기까지 가미합니다.
굉장히 모범적인 연출입니다. 한번 여러분들이 이 뮤비의 감독이 되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도입부에 대한 아이디어는 차이가 있을 지언정, 노래의 후반부에서 '사람들이 모두 함께 비를 맞는 장면'으로 클라이막스를 만들겠다는 생각들은 아마 한번쯤 다들 해 볼 것입니다. 따라서 라이언 스미스에게 특별히 다른 연출 방향의 여지도 없었을 듯 해요. 프로덕션이 잘 뒷받침 해준다면 모범적인 연출이 최선일테죠.
"Signs" 처럼 무난한 연출작입니다. 물론 그 상당한 부분을 원곡이 갖고 있는 힘에 의지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겠죠. 뮤비와 원곡이 각각의 시너지 작용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경우에는 뮤비의 원곡에 대한 의존도가 더 큰 듯합니다. 그만큼 감정의 고조를 잘 따라가는 곡이니까요.
그래도 결과는 어디 내놔도 좋을만한 평작입니다. 베테랑 감독들도 이것보다 더 난감한 작품을 만들때도 많으니까요.
(2005/12)
PS : 라이언 스미스는 매 뮤직 비디오마다 아빠에게 야구 티셔츠를 입히는군요. 아니면 마이클 스미스 개인의 취향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