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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소울싱어즈 [3집] (2012)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2. 27.




소울 싱어즈
[3집]

produced by 김태훈

(2012/Infinity Music)



 


= 소울 싱어즈의 3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커트 카 싱어즈의 곡들이 또 리메이크 되었다는 점이죠. 예상 외였어요. 커트 카의 노래가 또 실릴 줄은 몰랐습니다.


- 왜요? 두 번째 앨범에서도 커트 카 노래의 번안곡들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멤버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노래를 다시 번안해서 부르는 것은 당연한 수순 아닌가요?


= 잘못 선택한 것이 아니라 과감하다는 거죠. 2집에서 부른 번안곡들은 커트 카 노래의 완벽한 소울 싱어즈 스타일 컨버젼이었습니다. 그녀들의 노래는 훌륭했지만, 그렇다고 커트 카와 그의 싱어즈의 명성이 재조명 된 정도는 아니었어요. 한국에서 아직 카의 노래는 개인 음반 보다도 [와우 가스펠]같은 편집 앨범의 일부로 더 잘 들려지는 편입니다. 그런데도 소울 싱어즈가 카의 노래들을 리메이크 했다는 점은 이들이 앨범을 통해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 확고하다는 거죠.


- 그렇다고 해도 3집은 블랙 가스펠과는 거리가 있는 앨범입니다. 커트 카 노래라던지 일부 곡에서는 가스펠 내음이 여전히 진하게 배여있지만, 사실 앨범의 정서는 어덜트 컨템퍼러리에 더 가깝습니다.

 

= 이미 [Hallelujah Praise] 때 그런 느낌은 많이 진행되었죠. 그 때는 멤버 중 작곡을 맡은 에스더의 공로가 컸습니다. 그녀가 만든 곡들은 2집의 분위기를 중간지점에서 잘 잡아줬죠. 그런데 3집에서는 다른 멤버들인 김정아와 장근희까지 여기에 가세를 했습니다.

 

- 그렇죠. 장근희와 김정아, 둘다 자신들이 잘 부를 수 있는 멜로딕한 느낌을 잘 담은 무난한 곡들을 만들었습니다. 장근희의 곡은 굵은 줄기처럼 어덜트 컨템퍼러리의 느낌을 담았고, 김정아의 "넘치네"는 좀 더 소품같은 느낌으로 어쿠스틱한 편곡의 힘을 얻었고요.


= 하지만 이들의 보컬의 색에는 늘 가스펠적인 진함과 끈적함이 늘 남아 있습니다. 현란한 보컬 테크닉이나 화음 없이 멤버들이 동일한 톤으로 노래를 부를때도 이런 느낌은 늘 가득해요. 느낌이 잘 오지 않는다면, 요즘에 많이 나오는 CCM 여성 팀들의 목소리와 비교해보세요. 결국 태생적인거죠. 이제 이들에게 보컬의 구현과 그 앙상블은 완전한 툴이 되었습니다.


- 작곡 하면 김에스더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죠.


= 지난 앨범부터 곡 만들기로 더듬더듬 첫 발을 내딛었던 에스더는 이 앨범에서 아주 좋습니다. "You are Hopeful"같은 곡은 시스터싱어즈의 김윤진과 임수미가 부른 곡인데, 앙상블보다는 편안하게 개인의 리드가 드러날 수 있는 좋은 노래를 만들기도 했고요. 곡 자체도 좋지만 배려도 넘쳐납니다.


- 기아 대책 기구의 프로젝트인 [행복한 밥상]에 먼저 실렸던 "Beautiful World"를 잊지말길. 전 이 곡이 정말 좋습니다!


= [행복한 '만찬']입니다. 적당한 미드템포로 일관되는 곡이지만 소울 싱어즈가 들려줄 수 있는 감성을 장착할 수 있는 여지가 이곳저곳에 담긴 곡이죠. 저도 무척 좋아하는 곡이고, 정규 앨범에 다시 실려서 반갑긴 합니다만... 3집에서의 편곡은 조금 말랑말랑해진거 같지 않아요?


- 네, 커트 카의 "Reign" 리메이크나 후반부의 찬송가를 제외하면 리드미컬하거나 강한 트랙이 많은 앨범은 아니라서 "Beautiful World"같은 곡이 구심점이 될만한데요... 차라리 옴니버스에 실렸던 트랙을 그냥 가져와도 괜찮았을거 같아요. 그 버젼이 좀 더 통통 튀는 느낌이거든요. 앨범의 전반적인 편곡과 연주도 훌륭하죠?

 

= 무반주로도 기가막힌 화음을 보여줄 팀이지만, 3집의 말끔한 완성도는 편곡과 연주에 힘입은 바가 큽니다. 이전 앨범들과 세션이나 프로덕션 진영의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보컬을 잘 지원해줄 우군들을 모으는 기획력도 팀 능력의 일부로 칠 수 있다면 소울 싱어즈는 이미 그 방면에선 최상의 능력을 보여주는 팀이 되었습니다.


- 네 멋진 앨범입니다. 굳이 덧붙이자면... 위에서 언급하긴 했지만 좀 더 강한 트랙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있죠.


= 1집이 나온지 7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구원 열차"가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어서 그런 느낌이 더할 수 도 있죠. 하지만 앨범의 감상으로 따지자면 전작의 "왕의 왕"이나 "전쟁을 선포한다"가 갖는 무게감도 이 두 곡만으로 2집의 강한 사운드를 대표할만 했습니다. 이 앨범도 마찬가지에요. "다스리네"가 여전히 커트 카의 번안곡이긴 하지만 그 존재감은 묵직합니다. 싱글이 대세가 된 시대에 정규 앨범으로 이런 구성이 짜여졌다는 것만으로도 대견할 만 하고요. 사실 비중으로 따지면 후반부의 찬송가 트랙들이 진짜 흥겨운 트랙들이에요. 생각해보면 이 곡들이야 말로 진짜 "구원 열차"를 이을만한 곡들이기도 하고요. 이 모든 조합을 생각하면 1, 2집에 열광했던 팬들이라면 3집 역시 충분히 만족할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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