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2005 GMA Week
DAY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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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다니기 -
첫날을 보내고 완전히 녹초가 되었습니다. 월요일 오후에 식사를 제공하는 런천 쇼케이스가 있었지만 단체로 나오는 식사 얼마나 대단하겠으며... 채리티 본을 제외하고는 친숙한 아티스트들이 아녀서 그냥 누워 있었습니다.
오후에 간신히 기어나와 차를 타고 좀 돌아다녔습니다. 제가 머문 곳은 국도를 타고 좀 떨어진 곳에 있는 모텔. 다시 다운타운으로 들어가려다 실수로 엉뚱한데를 갔는데...
세상에... 그 동네에 워드 레코드사의 본사 건물이 있더군요. 굉장히 한적하고 분위기도 좀 그래서 바깥에서 사진만 찍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차를 몰고 나오는데 이번엔 정면에 커브 레코드사가 있었구요. 그외에 사진은 못찍었지만 소니와 워너, EMI도 모두 이 동네에 있더군요.
또 이 동네는 여러 레코딩 스튜디오가 마치 편의점처럼 널려 있었습니다. 녹음실이라고 해서 삐까뻔쩍한게 아니라 외관으로는 그냥 가정집 수준이었어요.
아티스트들이 이 도시를 찾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이렇게 널리 있으니 타임당 녹음실 이용단가가 얼마나 싸겠습니까. 음악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소식이겠죠.
엉뚱하게 길을 들어서 좋은 구경 많이 하고 다시 다운타운으로 향했습니다.
르네상스 호텔 근처에는 라이프웨이 (Lifeway) 기독서점이 있었습니다. 주차공간을 두개 할애할 정도로 큰 규모였습니다. 내시빌을 다녀왔던 지인들이 적극 추천했던 곳이었죠.
사실 첫째날 차로 지나면서 보긴 봤는데 주일날은 문을 닫기 때문에 오늘 다시 찾았어요.
당연히 방대한 양의 서적과 CD 들이 있었죠. 특히 제품의 바코드를 찍으면 음반의 하이라이트를 감상할 수 있는 청음기와 터치 스크린과 영상으로 구성된 청음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역시 관심사를 쫓아 음반 섹션을 좀 자세히 뒤져봤습니다.
여기도 컴필 음반은 무지 많더군요. CD 마대 하나를 전부 차지할 정도로요.
문제는 정규 음반의 마대가 컴필 마대보다 10배 가까이 된다는 점이었죠. 국내 기획자들에게 정말 이곳을 보여주고 싶더군요.
다만 철이 지나 정규가가 된 음반은 정말 비쌌어요. 거의 17달러? 환율 낮아진걸 감안해도 거의 17000원에 달했죠. 다행이 이 비싼 가격은 충동구매를 막는데 어느정도 완충제 역할을 해줬습니다. (고맙기도 해라)
반면 CD 한장을 8달러 가량에 파는 특가 판매 섹션도 있었습니다. 아직 인지도가 크지 않은 신생 음반사 소속의 아티스트들의 음반이 이런 가격에 팔고 있었습니다.
최대한 안사려고 했는데,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꽤나 투자를 하고 말았습니다. 여러장 사면 덤으로 주는 샘플 CD들 몇개까지 하니까 뿌듯하더군요.
좀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일단 행사장으로 가봤습니다. 그러나 아직 강연중.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르네상스 호텔만 붐볐고요.
배가 고파서 다운타운 아래쪽으로 식당을 찾아 걸어갔습니다. 주차장 너머에 SCC란 트럭이 와서 주차하길래 GMA 참가자들이 모두 열광을 했는데... (혹시나 Steven Curtis Chapman이 아닐까해서...) 자세히 보니까 'Stage Calls Corperation'이라는 무대 협력 업체 -_-;
아래쪽으로 식당을 찾다가 어노인티드의 두 남매를 만났습니다. 사진과 함께 CCM 캠프 로고 녹음도 부탁했습니다.
아참 어노인티드의 Dadra 의 이름이 '다드라'가 아니라 '데이드라'라고 발음되는 것도 알게 되었죠.
더욱 시내쪽으로 갔는데..호텔에서 2키로 가량 떨어진 곳에 어떤 밴이 주차하더니 낮익은 얼굴 셋이 등장. 바로 캐스팅 크라운스의 마크 홀과 멜로디 드비보와 메간 개럿!!!
이런 좋은 기회가 CCM 캠프 로고와 사진을 부탁했는데.... 크흑 길가던 행인 사진을 두방이나 찍었는데도 완전 흐릿함의 진수를 보여주고 말았습니다. 사진찍고 나니 저쪽에서 나머지 멤버들도 등장.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좋은 법칙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리셉션이 끝나면 다운타운을 돌아다녀라!' 아티스트들은 호텔 음식에 식상해서 다운타운을 돌아다니게 마련이다.
식사를 하고 르네상스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라운지는 완전 독립 뮤지션들의 만남의 장이었습니다. 아마 거기있던 사람들의 80%는 전부 아마추어 뮤지션들이었을 거에요.
힙합, 락, 워십... 각 장르의 아마추어 음악인들이 전세계에서 모여 명함을 교환하고 여러 정보를 나눴습니다.
뉴욕에서 온 중국계 미국인인 루크와 함께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락밴드를 운영중인 그에게도 GMA는 다른 아티스틀과 만남의 기회가 제일 큰 소득이라고 했습니다.
이들중 일부는 실제 아티스트들의 공연에 큰 관심이 없기도 했습니다. 이미 십수번이나 이들의 공연을 쫓아다녔기 때문이죠.
이곳에서 인디 레이블과의 조우를 통해 데모 테입을 전하거나 하는 실질적인 만남도 일어났고, 독립 음반사의 추천으로 무대에 서는 기회가 생기기도 하는 등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 월드 비젼 콘서트 -
GMA 주간의 저녁 공연은 매니아들에게 갈등의 연속을 제공합니다. 왜냐면 같은 시간대에 2개 내지는 3개 많으면 4개까지의 공연이 동시에 있으니까요. 그 구분은 대부분 장르에 따라 나뉩니다. 따라서 장르에 따라 선택을 할 수 있는거죠.
이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로켓타운을 비롯한 다른 공연장에서는 힙합과 알앤비 공연이 있었습니다. 일단 주최측도 선명회 콘서트에 제일 많은 인원이 올것을 감안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온 행사기 때문에 다른쪽 공연에도 적당한 인원이 무대를 채우는 모습이었습니다.
첫날 있었던 로켓타운의 공연 [See Spot Rock]은 컴패션의 후원으로 진행된 공연임에도 컴패션의 홍보가 별로 없어서 의외였는데, 이 콘서트에서는 계속 선명회의 사업에 관한 이야기들이 모니터로 소개되었습니다.
사회를 위해 등장한 사람은 솔로로 활동을 시작한 폴 콜맨.
그가 꺼낸 화두 역시 자신이 후원하고 있는 케냐의 한 어린이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대부분의 사회가 그렇듯이 폴 콜맨도 진행을 하면서 계속 유머를 몇토막씩 날리더군요. 알아듣기 힘든 유머가 대부분이었지만, 간혹 귀에 들리는 유머중 웃기는 얘기도 정말 있더군요.
("이번에 소개할 팀은 얼마전 그들의 소포모어 앨범을.... 소포모어? 이게 말이 어려워서 그런데 그냥 '두번째 앨범'이라고 하면 됩니다.")
첫번째 초대손님을 부르기 전에 그는 밴드들과 함께 그의 앨범 [Let It Go]에 있는 노래들을 두 곡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의 밴드중 기타를 맡은 사람이 올해 도브상 후보에 오른 프로듀서 에드 캐쉬더군요!
첫번째 손님으로 등장한 아티스트는 워렌 바필드였습니다.
그는 2년전 GMA에서 싱어 송라이터로서 자신의 노래를 소개했던때를 회고하면서 감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등장과 함께 부른 곡은 당연히 그의 힛트곡인 "My Heart Goes Out"이었습니다. 노래만 들었지 그가 이렇게 멋진 기타리스트였는지는 몰랐습니다. 정말 열정적인 연주를 들려주더군요.
그는 곧 발표될 그의 새 앨범에 대한 홍보도 잊지 않았습니다. (사실 새 앨범을 발표할 모든 밴드들이 GMA에서 이에 대한 언급을 하긴했습니다.)
곧이어 등장한 팀은 플로리다 출신의 빅 대디 위브. 폴 콜맨은 소개와 함께 이들의 음악 스타일인 서던락에 대한 농담을 던졌습니다.
어마어마한 덩치의 리더 마이크 위브가 기타를 매고 있는 모습은 정말 볼만했습니다. 게다가 그 귀여운 제스쳐. 거의 위드의 (위브..위드..비슷하기도 하네) 김상훈씨 같더군요.
첫 앨범에 있는 힛트곡 보다는 두번째 앨범인 [Fields of Grace]의 노래들을 연주했습니다.
비교적 짧은 공연에 이어 찬양인 "You're Worthy of My Priase"를 부를때 등장한 팀은 발로우 걸!! 음악 스타일의 갭이 있는 두 그룹임에도 멋진 앙상블을 보여주었습니다.
처음 등장때는 빅 대디의 모든 세션들이 연주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발로우걸의 멤버들 모두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했습니다.
드럼의 로렌까지도 노래를 했는데 썩 잘하더군요. 이는 발로우 걸의 단독 공연에서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만.
노래가 끝나고 폴 콜맨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폴 콜맨은 오늘 등장하는 아티스트들의 차트에서의 성과를 읽어주며 놀라는 모습이었는데, 발로우 걸의 "Never Alone"의 1위 등극을 언급하면서 재차 놀라는 모습이었습니다.
세자매라는 점 때문에 그냥 간단한 가족사를 물어봤는데, 컴퓨터를 전공하는 오빠가 있으며 ('그 발로우는 뭐하는 발로우인가요?' '컴퓨터 전공해요. 우리 웹사이트도 오빠가 만들어줬죠') 오빠는 일찍 결혼해서 애까지 있기 때문에 우리 셋다 이모라는 이야기까지 길게 늘어놓는 알리샤의 모습에 사람들이 다들 귀여워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런 귀여운 모습이 공연 시작과 함께 180도 전환 되었습니다. 첫 곡은 "Mirror".
발로우 걸의 곡들 대부분이 차분한 멜로디와 연주로 시작되다가 갑자기 클라이막스에서 엄청난 라우드 사운드로 변하는 곡이죠.
역시 그런 분위기의 곡인 "Mirror"는 알리샤의 키보드 연주로 (베이스 뒤로 매고 키보드 연주하는 그 모습이란!) 시작되다가 갑자기 벡카의 속주기타로 후렴이 이어졌습니다.
가히 열광에 가까웠죠. 사람들이 모두 무대 앞으로 나와 벡카의 연주 모습에 플래쉬를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세 사람의 보컬도 모두 안정적이었고요. 컨벤션 홀의 사운드 세팅이 훌륭하기도 했지만 발로우 자매들의 보컬은 이미 노래의 음감을 완전히 아우르는 수준이었습니다. 로렌도 드럼을 치면서 전혀 어려움 없이 솔로 파트를 받아 넘기고요.
"Mirror"에 이어서는 "Never Alone"이 이어졌습니다. 알리샤는 역시 키보드를 연주하다가 베이스로 바꿔 연주하며 중앙으로 나왔는데 중앙에 따로 놓은 마이크가 잠시 안나오는 사고가 있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곧 해결되었고 "Never Alone" 역시 엄청난 호응과 함께 발로우 걸의 무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연이어 폴 콜맨이 소개한 팀은... 역시 이 팀도 자신들의 싱글로 두달간 1위를 차지했다고 소개를 하며 놀라는 척했지만 이미 관중석은 열광의 도가니. 빌딩 429가 등장했습니다.
제이슨 로이는 정말 장신의 체구더군요. 새 앨범에 수록될 차분한 노래로 시작했습니다.
빌딩 429 역시 전체적인 연주의 흐트러짐 없이 완벽한 무대를 보였습니다. 사실 라우드한 곡이 아니었기 때문에 첫 곡에서는 다소 체감도가 떨어지는 모습이었지만 잘 마무리를 했습니다.
뒤이어 소개한 곡은... 의외의 노래로 찬양인 "I Love You Lord"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출연한 아티스트들이 모두 두곡씩만 부르고 들어갔기 때문에 "Glory Defined"를 부르지 않는 것을 보고 처음에 의아했지만, 갑자기 노래의 후렴부에서 강한 연주로 바뀌면서 "Glory Defined"가 시작되었습니다.
노래의 대미는 다시 "I Love You Lord"로 돌아와 마이크를 관객석으로 향하게 하고 관객들과 함께 찬양을 하는 멋진 마무리로 끝냈습니다. 너무 장중한 분위기의 끝이라 마치 공연이 끝난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하지만 아직 두 팀이 더 남아 있었죠. 연이어서 폴 콜맨이 소개한 사람은 타드 애그뉴였습니다.
그를 소개하는 화두는 역시 힛트곡 "Grace like Rain"이었습니다. 소개와 함께 등장한 모습은... 데뷔 앨범의 자켓과는 전혀 틀린 장발에 무성한 염소수염, 그리고 어마어머한 덩치의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GMA 기간이 시작되자마자 애그뉴의 인상적인 외모는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습니다. 실제로는 좀 기인같은 사람인듯 했어요. 공연에서도 맨발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세션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동양인이 한명 있었는데 세션을 소개하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어디 출신인진 알 수 없더군요.
애그뉴 역시 기존의 힛트곡 대신 곧 발표될 그의 새 앨범의 수록곡들만을 불렀습니다. 사실 썩 좋은 선택은 아닌듯 했어요. 관객들은 그의 등장에는 열광했지만 정작 공연에서는 조금 맥이 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그의 엄청난 보이스는 음반으로 듣는것 보다 몇배였습니다. 한 소절만 불러도 공연장이 웅웅하고 울릴 정도였어요. 꽤나 정형화된 딥 보이스 아티스트이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그 울림이 더 크게 들려 보였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아티스트 트리63. 이들의 프로필을 선명회의 사역과 연결한다면 아프리카 지역을 소개 안할 수 없었겠죠. 폴 콜맨도 그렇게 소개했지만 길게는 안했습니다. (하긴 이들이 난민은 아니니까요)
시작과 함께 부른 곡은 첫 앨범에 수록된 "Treasure" 였습니다. 예의 음반 그대로의 흥겨움이 잘 전달되는 멋진 공연이었죠.
하지만 흥겨웁기로는 최근 앨범의 싱글인 "King"이 더했죠. 두 곡을 부른뒤에 트리63은 퇴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온 폴 콜맨은 다시한번 선명회의 사역을 소개하며 클로징 곡을 불렀고 2시간여에 걸친 저녁 공연은 끝났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은 부쓰로 우루루 몰려가 아동 후원 사역에 동참했고요.
예정보다 10분 가량 초과된 9시 10분에 끝난 공연. 9시 30분터 시작되는 공연을 위해 다운타운 장로교회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 Go Deep : Stories and Songs -
컨벤션 센터에서 위쪽으로 올라가면 다운타운 장로 교회 (Downtown Presbyterian Church)가 있었습니다.
자스 오브 클레이와 애쉴리 클리브랜드가 출연하는 월요일 밤의 공연 [Go Deep : Stories and Songs]가 펼쳐지는 곳이었죠. 외관으로는 허름해보이는데 실제로는 정말 멋진 교회였습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니까 굉장히 고풍스럽고 국적을 알기 힘든 문양으로 가득찬 구조물들이 있었습니다.
이러면 공연할때 사운드의 울림에서 맹점이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긴 했는데.... 일단은 전면 사운드에 충실한 배치가 이를 무마시켜주었고, 결정적으로 사람이 의외로 많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이번 공연의 특징이었습니다. 같은 시간 힐튼호텔의 볼룸에서는 벡 (BEC) 레코드사와 투쓰 앤 네일 (Tooth & Nail) 소속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있었죠. 이 공연에서는 최근 뜨고 있는 세븐스 데이 슬럼버, 호크 넬슨, 폴링 업, KJ-52, 싸우전드 풋 크럿치, 커트리스의 공연이 있었거든요.
락을 좋아하는 매니아들이라면 아무래도 이쪽 공연으로 많이 갔었겠죠. 저도 커트리스를 못본다는데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폴링 업이나 KJ-52는 이미 봤었고, 자스 오브 클레이와 애쉴리 클리브랜드를 보는게 훨씬 더 낫다는 생각에 이곳으로 왔습니다.
이는 공연장 분위기에도 충실히 반영되었습니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비교적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자면 3분의 2가량은 중년들이 온것 같았어요. 자스 오브 클레이나 애쉴리 클리브랜드가 어필하는 연령층이 어느 연령대인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긴 했지만... 거의 자정 가까이까지 이어지는 공연이었기 때문에 나이가 있는 관객들이 지쳐서 미리 자리를 떠나는 바람에 어수선한 분위기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고풍스러운 무대에서 첫 연주를 하고 있던 팀은 신인 그룹 존 데이비스 밴드였습니다. 이들은 램블러 레코드라는 신생 레이블의 신인이었죠. 램블러는 최근 락그룹 더 웨딩과 존 데이비스를 필두로 락 필드에서 어필을 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사실 젊은 락그룹이라면 첫째날의 로켓타운 공연이나, (소속 레이블을 따지지 않는다면) 같은 시간에 힐튼에서 하고 있던 락공연에 더 어울리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음악을 들으니 이들이 이 공연에 나온 이유를 알겠더군요.
젊은 밴드치고는 드물게 블루스 감성이 지은 느릿하고 끈적한 노래들을 들려주었습니다. 게다가 멤버 전원이 반듯한 정장을 입고 나와서 더욱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고요.
사실 음악이 아주 끌리는 곡들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는 팀이어서 관객들도 큰 갈채를 보냈습니다.
연이어서는 애쉴리 클리브랜드가 등장했습니다. 시작부터 기타를 연주하며 넉살좋은 보컬로 예배당을 울리는 그녀의 보컬은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초기 음반들에서는 참으로 광팬이었는데, 이번에 부른 노래들은 기존곡인지 이 곳에서 새롭게 부른 곡인지 잘 떠오르지 않더군요.
이 공연의 타이틀의 부제는 'Stories and Songs'였죠. 2시간의 공연동안 겨우3팀이 나오는 공연이었기 때문에 노래도 많이 들려주지만 그만큼 곡 중간에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특히 애쉴리 클리브랜드는 3곡을 부르면서 중간에 내시빌 지역에서 홀로 사역을한 한 여자 목사의 이야기, 그리고 그녀가 음악활동 초기에 몸담았던 팝 스타 존 하이앳트 밴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사람들 대부분이 그녀가 존 하이앳트와 함께 했었다는 사실에 놀라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안에서 겪었던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체험을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존 하이앳트 역시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군요. 노래를 즉흥적으로 변주해서 이 자리에 온 사람들을 축복하는 가사를 집어넣어 토크송처럼 부르는 센스는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애쉴리 클리브랜드와 자스 오브 클레이가 함께 자리를 하게 된 것은 아무래도 앨범작업을 같이한 인연이 컸겠지요. 그래서 두 팀의 연주 사이에 조인트 공연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그냥 자스 오브 클레이의 공연으로 이어졌습니다.
자스 오브 클레이는 최근 웹사이트와 매거진에 나온 예의 그 모습이었습니다. 살이 빠지면서 멋지게 머리를 기른 댄 하셀틴, 그리고 예수님처럼 장발에 턱수염을 기른 매트 오드마크가 인상적이었죠.
찰리 로웰과 스티븐 메이슨도 무지하게 살들이 빠졌습니다. 네 멤버 모두가 홀쭉해졌더군요!
자스는 그다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중간에 [Redemption Songs] 앨범 소개를 한 것이 전부였는데, 그는 이 앨범이 찬양과 찬송가, 그리고 성경의 성구를 차용한 가사들로 만들어진 앨범이라고 소개하면서, 크리스천 아티스트들에게 워십 앨범이 갖는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대중적으로 성공한 아티스트들 많이 있지만, 예배 음악과 찬송가 음악을 제작하는 과정 가운데서 크리스천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언급했죠. 낮선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크게 동감이 갔습니다.
공연도 훌륭했고요. 새 앨범을 못들었기 때문에 곡들은 낮설었지만 그 연주는 아주 원숙미가 넘쳤습니다. 또 "I Need Thee Every Hour", "Nothing But the Blood", "It is Well with My Soul" 같은 잘 알려진 찬송가의 자스 오브 클레이다운 리메이크도 아주 맛깔스러웠고요.
비교적 차분하게 공연은 끝났습니다. 게다가 (위에서 이야기한 이유때문에) 중간에 나간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공연이 끝나고 불이 켜져도 꽤나 안이 한산했어요.
나오는 길에 기타 세개를 한꺼번에 짊어지고 가는 애쉴리 클리브랜드를 만났습니다. [Big Town]부터 그녀의 팬이었다고, 그런데 초기 앨범을 구하기기 힘들다고 이야기 하니까 옆에 있는 남자(매니져인듯)를 탓하면서 '찾는 사람이 있다니깐!!'하고 말하더군요.
빌빌거리며 모텔로 돌아왔습니다. 첫째날보다 더 힘들더군요. 내일은 런천에도 참가할 예정인데... 일찍 자야죠.
계속 됩니다...
(20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