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ed by
Jason Halbert & Dwayne Larring
(2001/Gotee)
[SONICPRAISe]를 전적으로 새로운 앨범이라고 할 수는 없겠죠. 최근의 붐으로 워낙 많은 워십 앨범들이 양산 되었으니까요. 소닉플러드가 이런 워십붐의 물꼬를 튼 팀 중 하나이긴 하지만, 이제 워십이라는 카테고리만으로 그들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는 어려워 졌습니다. 장르 개척자로서의 뿌듯함과 부담 스러움이 동시에 느껴질만 하겠어요.
그래서 [SONICPRAISe]는 큰 기획력이 바탕이 된 앨범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소닉플러드의 라이브 버젼이기도 하지만, 여느 경배와 찬양 실황 앨범의 락버젼으로 봐도 되거든요. 공통분모가 있다보니 참신함은 상대적으로 떨어집 니다.
앨범 버젼의 신곡들을 라이브 버젼으로 듣는 메리트가 큰 앨범도 아닙니다. [SONICFLOOd]에도 신곡은 많지 않았으니까요. 이 라이브 앨범에서도 "Carried Away", "Holy One" 정도만이 소닉플러드의 노래일뿐. 나머지 곡들은 원래 있던 워십곡들입니다.
하지만 원래 있던 곡들의 '락버젼'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큰 강점입니다. "I want to Know You" 같은 곡을 신나는 락리듬으로 바꿔 불렀던 [SONICFLOOd]도 바로 이 부분이 강점인 앨범이었죠. 이 노래는 이미 유명한 찬양이지만, [SONICFLOOd]에서의 버젼은 마치 우리에게 또다른 노래처럼 인식 되었었으니까요. 그 앨범에서 '락버젼'까지의 업그레이드가, [SONICPRAISe]에서는 '라이브'로 증폭된 겁니다.
그래서 이 앨범은 음악자체보다는 그 음악을 듣고 있는 팬들과의 유대감으로 트랙타임을 이어갑니다. 특히 경배와 찬양 실황 앨범을 자주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느낌이 더 크게 작용할 거에요.
더 재미있는 것은 음악 이외에도 부클릿까지 이런 유대감에 일조한다는 점입니다. 수많은 공연장의 스냅샷과 여권 스캔으로 멤버들의 프로필을 대치한 것, 그리고 멀찍이 보이는 송리스트 시트와 백스테이지 패스, 항공권들의 사진, 특히 팬들이 보내온 편지들을 그대로 실어 놓은 점들은 라이브 앨범의 느낌을 강하게 부각시켜 주고 있습니다. 디씨 토크의 [Welcome to the Freak Show]의 부클릿에서도 이런 비슷한 모습을 본 적이 있지만, 이 앨범이 더 낫군요.
국내 통신망이나 인터넷 상점에서 소닉플러드를 소개할 때 자주 나온, "멤버들의 나이가 크게는 14살까지 차이나는 팀임에도..." 운운하는 말들도 아마 부클릿에 나온 여권의 프로필을 눈여겨 본 사람들이 쓴 것일 겁니다. 베이스의 릭 헤일이 66년생이고 드럼의 애런 블랜튼이 80년 생이거든요. 재미있지 않나요? 이런 부분들을 보면서 팬들은 소닉플러드가 '대단한 워십그룹'이라는 생각 이전에 '정말 열심히 발로 뛰는 밴드'라는 친근감을 먼저 느끼게 될테니까요.
이렇게 부수적인 유대감이 확보된 상황에서 앨범이 표현해주는 공연장의 흥분은, 듣는 이들을 쉽게 동화되게 합니다. 엔간한 노래보다 더 길게 진행되는 결신의 시간 / 멘트인 'Spontaneous Worship'은 공연장으로의 몰입과 감동을 더욱 고조 시킵니다.
심지어 여느 라이브 앨범에 다 들어가는 'intro' 부분도 네덜란드 실황인 관계로, 프레젠터가 화란어로 소닉플러드를 소개하죠. 이 부분에서도 팬들은 세계를 무대로 뛰는 소닉플러드의 그룹 이미지를 쉽게 떠올릴 겁니다. 적어도 [SONICPRAISe]는 라이브치고는 그리 많지 않은 트랙수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으로는 아주 잘 짜인 라이브 앨범입니다.
음악들은 무난합니다. [SONICFLOOd]에 수록되지 않았던, 그러나 유명한 찬양곡들 -"Lord I Lift Your Name on High", "Did You Feel the Mountains", "You are Worthy" 등등-이 후반부에 몰리면서, 전반부의 콘서트 분위기가 워십 공연으로 변하는 구성도 좋아요. 압도감에서 친밀감으로 이어지는 상승효과까지 꾀할 수 있거든요. 이런 부분이야말로 소닉플러드처럼 하이브리드한 장르의 라이브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강점같아 보입니다.
끝부분에서 "I Could Sing of Your Love"의 게스트인 -아웃 오브 이던의-리사 킴미의 보컬은, 그녀가 앨범에도 참가했던 이유 때문에 다시 메인스트림 콘서트의 분위기로 주위를 환기 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 뒤를 이어 첫 앨범의 오프닝 싱글인 "I Have Come to Worship"이 마무리를 맺는 것까지도... 정말로 공연이 시원시원하게 잘 넘어가요. 이런 유쾌함까지도 정말 은혜롭습니다. (정말이에요.)
[SONICPRAISe]는 시리즈로 나와도 될만큼 프레이즈 밴드 라이브로의 높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렇게 된다면 소닉플러드 고유의 독특함이 희석 되겠지요. 그만큼 모던락공연의 전형의 기준을 잘 세운 앨범입니다. 한장의 스튜디오 앨범에 이어 곧장 라이브 앨범이 나올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겠지요. 그럼에도 다음 앨범에 갖는 기대는 여느 메인스트림 CCM 앨범에 대한 그것 못지 않게 만드는 매력이 이 앨범에는 분명히 있습니다.
(2001/07)
PS : 새 앨범 이야기를 했는데, INO 뮤직이라는 레이블에서 2001년 10월중 [Resonate]라는 타이틀로 출반 된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