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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S/음반 ALBUMS

페트라 Petra [Revival] (2001)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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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ed by
Jason Halbert & Dwayne Larring

(2001/Inpop)




CCM 매거진 2월호에서 페트라의 멤버들에게 30년의 활동기간동안 제일기억에남는 순간을 물었을때,팀의 창팀자이자 리더인 밥 하트먼은 그중 89년에 [Petra Praise : The Rock Cries Out] 앨범이 기획되었던 순간을 꼽더군요.


충분히 이해가 갈만 하죠. [Petra Praise] 는 90년대 대중 크리스천 음악역사에 있어서 복음에 근거한 워십의 재정립 작업을 해낸 앨범입니다. 최근에 불어닥친 워십의 열풍들보다 10여년 앞서 모던워십의 태를 보인 셈이에요. 이런 바탕이 있었기에 속집인 97년의 [Petra Praise 2 : We Need Jesus]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 입니다.


사실 워십 프로젝트들과는 별개로 페트라의 최근 음악활동은 비교적 험한 골짜기릍 걸어온 편이었죠. 멤버들간의 유동도 잦았고, 과거의 하드한 분위기를 벗어나 시도한 모던락 지향의 사운드도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어요. 게다가 대부분의 멤버들이 팀을 떠나고 초창기 멤버 셋-밥 하트만, 존 슐리트, 루이 위버-만 남은 것은, 웬지 해체 직전 핵심 멤버 셋만 남았었던 화이트하트의 모습을 떠올리게까지 합니다.



페트라의 새앨범 [Revival]은 여러모로 일종의 돌파구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Petra Praise...]같은 타이틀은 안 붙어 있지만, 이 앨범은 엄연히 그들의 세번째 경배와 찬양앨범입니다. 이 앨범의 기획이 최근의 워십붐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는 생각되지 않아요.


하지만 [Revival]은 페트라의 워십 앨범에서 기대할만한 요소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앨범입니다. 신곡들의 비중이 이전의 페트라 프레이즈 앨범에 비해서 다소 작지만 대부분의 곡들이 어짜피 발표된지 얼마되지않은 곡들이기 때문에 미미한 기간뒤에 '페트라의 느낌'을 머금고 다시 만들어진 락버젼 워십은 즐기기에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리메이크라는 것의 속성이 원래 그렇지만, 이 앨범을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사람틀도 역시 최근의 워십곡들을 많이 접해본 이들일 것입니다. 특히나 페트라라는 그룹자체가 크로스오버를 한다던가 하는 팀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부르기'로서의 워십앨범의 의의는 더욱 크죠.



다소 맥빠진 듯한 분위기로 시작되는 "Send Revival, Start with Me"도 [Petra Praise 2]의 오프닝 컷이었던 "Song of Moses"처럼 락 프레이즈의 본령의 서두에서 주위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죠. 이 모든 것이 페트라 프레이즈의 전형을 보여주겠다는 일종의 다짐같아 보일 정도입니다.


사실 [Revival]은 그처럼 강렬한 스타일의 앨범은 아닙니다. 페트라의 프레이즈 시리즈중에서 제일 비트가 약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모던락적인 분위기는 이미 [Petra Praise 2]부터 농후했습니다. 이 앨범이 중간자 역할정도를 했다고 생각하면, [Revival]에서 보여지는 느긋한 모던락 분위기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존 슐리트의 보컬도 이런 음악 스타일에 잘 맞물리는 편이고요. [God Fixation]이나 [Double Take]의 리뷰에서도 언급한적이 있는거 같은데, 슐리트의 보컬은 변화되어 가는 스타일중에서도 이 노래들이 페트라의 것임을 보장해주는 축이 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최근의 워십붐을 타고 등장한 곡들이기에 모던락 장르와의 궁합도 잘맞는 편이고요. 클래식의 범주에 해당되는 곡들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랬다면 앨범이 다소 시대착오적으로 보였을테니 이정도로도 적당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특히 이 앨범에서는 발라드 싱글들이 들을거리입니다. "Oasis", "Better is One Day", "The Prodigal's Song" 같은 곡들이 대표적이데, 발라드의 느낌을 슐리트의 보컬과 세션의 연주에서 더 증폭시키면서 한개의 또 다른 싱글로 컨버젼한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사실 수록곡의 태반은 이런 느낌을 따라갑니다.


강렬한 사운드로 만들어지는 클라이맥스는 이 앨범에서도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다만 진정한 고비(?)같아보이는 "We want to See Jesus Lifted High"가 앨범의 후반부에 위치한 것이 좀 독특하군요. 전반부에도 "The Noise We Make", "Amazing Grace", "Jesus Friend of Sinners" 같은 곡들이 있지만 "We want to..."가 주는 상승감에 비할바는 아닙니다. 여러 팬들의 favorite로 내정된 곡이라고나 할까요.


이 모든 곡의 연합으로 앨범은 넘실넘실 잘 넘어갑니다. 11곡의 트랙이 짧게 느껴질 정도니 레퍼토리의 선정도 잘 짜여있다고 할 수 있겠고요. 심지어 다음 앨범도 페트라 프레이즈의 연작으로 나오면 어떨까하는 욕심까지 들게 할 정도입니다.



이 앨범의 프로듀싱은 소닉플러드의 멤버였던 제이슨 할버트와 드웨인 래링이 맡았죠. 하지만 이 앨범에서만큼은 그들도 모던 워십에 친숙한 제작자들이라는 타이틀 이상은 없는듯 합니다. 근 30년의 명맥을 갖고 있는 락의 전설이 갖고 있는 존재감이 그렇게 쉽게 가려질 수는 없죠.


워십의 시류에 편승한다는 느낌이 계속 잘게 남아 있다하더라도, 음반을 듣다보면 분명 여느 워십음반이 아닌 페트라의 음악을 느끼게 됩니다. 적어도 저한테는 최근 몇년간의 음반들-[God Fixation]이나 [Double Take]-보다 훨씬 즐겁고 감동적인 감상이었어요.


(2002/03)